"AI 솔루션 주도 한국 영상의학계, AI는 이미 '소중한 동료'"

박정연 기자 2023. 6. 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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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진모 교수 "영상판독 AI 기술 발전 과정에서 의사 역할 더욱 커질 것"
구진모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인공지능(AI)이 영상의학과 의사의 자리를 위협한다는 것은 이미 ‘한물 간 이야기’입니다. AI는 갈수록 늘어나는 영상의학과 의사의 업무에서 불필요한 시간 소모를 줄여주는 소중한 동료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영상의학에서 한 축을 차지할 AI 기술의 주도권을 한국이 가져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1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대한흉부방사선학회 제5회 아시아학술대회(ACTI 2023)’에서 만난 구진모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영상의학과 AI 기술의 현주소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특히 흉부영상 분야에서 AI의 우수한 사례를 갖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주도하는 신생기업들의 역량도 우수하다”며 “앞으로 이 분야에서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흉부영상 분야의 성공적인 AI 활용 사례로 국가폐암검진 시범사업을 꼽았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201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됐다. 시범사업을 거친 후 2019년에는 국가폐암검진사업에 포함됐다. 당시 시범사업에선 전국 14개 암 검진센터가 참여하는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의 AI 영상판독정보시스템이 활용됐다. 국가 단위의 대규모 검진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선 AI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고 구 교수는 설명했다.

이 시범사업에서 사용된 코어라인소프트의 AI 검진 솔루션은 전문의가 판독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폐결절을 아주 짧은 시간에 찾아낸다. AI가 절약한 시간을 더 난이도 있는 판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가폐암검진 사업의 성과 또한 뛰어났다.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검사자 중 0.7%에서 폐암을 발견했다. 발견된 폐암 중 70%가 병기 1이나 2에 해당했다. 자율적인 건강검진이 이뤄졌을 때보다 조기진단이 이뤄진 사례가 약 2.5배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구 교수는 “성공적으로 이뤄진 한국의 국가폐암검진 사업은 이후 대만 등 많은 나라에서 벤치마킹을 했다”며 “의료 AI가 국민건강 증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아주 바람직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병원 영상의학과에서도 이미 AI는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병원 차원에서 사용되는 영상판독 AI는 단순 반복 작업이나 난이도 자체는 낮지만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판독 작업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며 “이제는 영상의학과 의사 업무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I기술이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능력과 다름없이 발전하면 미래에는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AI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의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고도화된 AI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개발되는 과정에선 의사의 역할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그는 “AI 영상판독 솔루션이 임상현장에 도입되기 위해선 개발부터 검증까지 전 과정에 걸쳐 전문의의 자문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술이 막 발전하기 시작하는 현시점에서 한동안 영상의학과와 AI의 ‘동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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