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발전기설치선 건조 넘어 ‘해상풍력 벨류체인’ 구축

임준혁 기자 2026. 5.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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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V 운영 관련 자회사 1272억 유증 참여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도약 선언
해상풍력, 4대 핵심 축서 방산과 함께 포함
신안 우이 해상풍력 조감도./한화오션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한화오션이 해상풍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인식하며 관련 시장 개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존 풍력발전기설치선(WTIV) 건조에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 발굴→EPC(설계·조달·시공)→친환경 해상풍력설치선 개발·건조·운영→유지보수→전력 판매'로 이어지는 해상풍력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태양광(한화솔루션), 육·해상풍력(한화오션)과 향후 에너지저장장치(ESS)·수소(에너지)를 통합함으로써 그룹 차원의 시너지 향상 전략과도 맞닿아 있으며 현재의 조선 슈퍼사이클 이후를 대비한다는 움직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회사인 오션이앤아이(주)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 참여로 오는 7월 이전까지 보통주 2543만9900주를 1272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 2024년 ㈜한화 해상풍력·플랜트 사업 양수

오션이앤아이는 한화오션이 WTIV 운영 관련 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WTIV는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에 투입되는 특수 선박으로 대형 터빈을 해상에 설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한화오션은 현재까지 2척의 WTIV를 건조·인도했다. 한화오션이 WTIV 운영 자회사에 유증을 통해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해상풍력 관련 선박 건조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설치·운영 영역까지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3년 8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며 4대 핵심 축을 공개했다. 당시 공개된 4대 핵심 축은 △방산 △친환경 △스마트야드 △해상풍력이다.

이듬해 4월 한화오션은 ㈜한화 건설 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 부문 플랜트 사업을 양수했다. 당시 ㈜한화로부터 인수한 해상풍력·플랜트 부문의 양도가액은 총 4025억원이다. 한화오션은 해상풍력·플랜트 사업 양수를 통해 ㈜한화 건설 부문의 관련 사업 실적과 경력이 풍부한 EPC 인력 등을 확보함으로써 기본설계 능력과 관리 역량 향상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월 한화오션은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해상풍력발전기 하부 부유체의 개념설계(Pre-FEED)에 대한 개념 승인(AIP)을 획득했다. 개념 승인이란 기술의 안정성과 국제 규정 준수 여부 등을 검증하는 인증 절차다.

▲ 작년 신안 우이 해상풍력 2조 규모 EPC 도급계약

당시 개념 승인을 획득한 하부 부유체 모델은 한화오션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윈드하이브 15-H3'이다. 이 모델이 탑재하는 15MW급 해상풍력발전기의 로터(Rotor) 직경은 240m로 발전기의 블레이드(날개)가 회전하면서 그리는 원의 지름이 63빌딩 높이와 맞먹는 규모다. 한화오션은 하부 부유체에 터빈 하중의 집중도를 고려한 설계를 적용해 구조적인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중량을 최적화했다.
한화오션이 인도한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한화오션

DNV로부터 AIP를 획득함으로써 한화오션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WTIV 건조·인도 실적에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까지 확보하며 해상풍력 솔루션의 지평을 확장했다.

에너지경제원구원에 따르면 부유식 해상풍력이 전체 해상풍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 미만에서 오는 2040년에는 11%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는 바다에 떠 있는 부유체 위에 발전기를 얹어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서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통상 연안에서 멀어질수록 바람이 강해져 발전 효율이 향상되는 데다 소음 피해나 경관 훼손도 상대적으로 덜해 주민 수용성도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오션은 작년 12월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역에 390M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의 EPC 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한화오션과 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수행하며 총 계약금액은 2조6400억원으로 이 중 한화오션의 계약액은 1조9716억원이다.

▲ "호황기 현금 확보...포스트 조선 슈퍼사이클 선제 대응"

이번 사업을 통해 한화오션은 해저케이블, 하부구조물 제작, 해상 설치 등 핵심 공급망에 국내 기업을 협력사로 선정해 국내 산업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 또 국내 최초로 15MW급 터빈 설치가 가능한 WTIV를 직접 건조해 신안 우이 해상풍력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시기 한화오션은 글로벌 해상풍력 및 육·해상 플랜트 EPC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너지플랜트사업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필립 레비 에너지플랜트사업부장(사장)은 "신안 우이 해상풍력 EPC 도급계약은 한화오션이 조선·해양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설계부터 시공·설치, 운영까지 아우르는 EPCIO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상풍력 사업 확대에 맞춰 정관도 변경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추가된 사업 목적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설치·운영·판매, 공급·판매, 발전사업권·지분·권리 양수도, 개발 컨설팅·용역업 등이 포함됐다.

한화오션이 해상풍력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포스트 조선 슈퍼사이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재 국내 조선산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발주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 특성상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사이클은 언제 변동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 향후 3~5년 뒤 슈퍼사이클이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중국 조선소의 기술 추격도 점점 수위를 높여오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 사업에 공을 들이는 한화오션의 전략은 현재의 조선 호황기에 현금을 확보하면서 미래에 다가올 조선 불황에 대비해 주력 사업 구조를 해상풍력으로 전환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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