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AI스마트폰 대전 포문, 아직까진 갤럭시 ‘판정승’

애플 아이폰16 출시 직후 AI시스템 차질…삼성·애플 AI 기술력 경쟁 촉각
[사진=AI이미지/ bing]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도 첫 AI 스마트폰인 아이폰16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AI스마트폰 대전이 막을 열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AI’와 애플의 ‘애플 인텔리전스’는 전반적으로 일상생활이나 업무 등을 보조하는 역할에 초점을 두고 있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성적표에 따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위상도 변할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1~2분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9%다. 뒤를 이어 애플이 15.8%로 2위, 샤오미가 14.8%로 3위였다. AI 스마트폰을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글로벌 AI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를 앞세워 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세계 AI스마트폰 사용자의 3분의 1 이상이 삼성전자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경쟁사인 애플은 지난달 첫 AI스마트폰인 아이폰 16을 글로벌 출시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의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궈밍치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된 아이폰16의 첫 주말 사전 주문 판매량이 약 3700만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5과 비교해 첫 주말 판매량이 약 13% 줄어든 수치다.

애플 첫 AI스마트폰, 성능 논란 등 소비자 ‘글쎄’…실적 향방 촉각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 16을 글로벌 출시했지만 이전만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르데스크]

애플의 첫 AI스마트폰인 아이폰16 시리즈는 이달 IOS 18 업데이트를 통해 AI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미국에서 시작한다. 뒤를 이어 연말 영국·호주·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 내년 중 중국어·프랑스어·일본어·스페인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이 내세운 AI스마트폰의 대표적인 기능은 ‘글쓰기 도구’다. 메일·메모·페이지 등 글을 쓸 수 있는 대부분의 앱에서 AI가 텍스트를 재작성·교정·요약해주는 기능이다. 글쓰기뿐 아니라 음성에도 적용된다. 메모·전화 앱에서는 AI가 오디오를 녹음·전사·요약 해준다는 설명이다.

업무 등에 집중이 필요할 때는 AI가 당장 중요한 알림만 골라서 알려주는 방해 요소 줄이기, 긴급한 메시지를 제일 위에 띄우는 최우선 메시지 기능 등도 도입된다. 메일 앱에서는 ‘스마트 답장’ 기능으로 AI가 답장 내용을 제안하고, 이메일에 담긴 내용을 파악해 필요한 사항에 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진·영상 부문에도 AI가 결합된다. 삼성전자·구글의 생성형 편집·매직 이레이저와 같은 AI 기능이 아이폰에도 등장했다. 사진 속에서 원하지 않는 피사체를 AI가 제거해주는 기능이다. 사진에서 원하지 않는 피사체를 원으로 표시하거나 문지르면 AI가 이를 감지해 자연스럽게 제거해준다. 이외에도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간략한 스케치도 AI가 재밌는 그림으로 바꿔주는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나만의 이모티콘을 만들어주는 젠모지 기능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신제품의 핵심 기술로 내세운 애플 인텔리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시스템 차질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신제품 발표 이후 “놀라운 일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앞서 스마트폰에 AI를 입힌 갤럭시 S24 시리즈 등과 기능적인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발 앞선 삼성 ‘갤럭시 AI’…활용도 높은 AI 기능 앞세워 시장선점 안간힘

애플보다 앞서 AI 스마트폰을 공개했던 삼성전자는 활용도가 높은 AI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실시간 통화 통역과 메신저 실시간 번역 등이 대표적이다. AI가 실시간으로 양방향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어를 모르더라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 갤럭시 AI가 탑재된 스마트폰에서는 “안녕하세요, 이 통화는 실시간으로 번역되며 화면에 텍스트로 표시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곧바로 통역이 시작된다. 상대방도 실시간 순차 통역을 인지하고 통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말이 엉키지 않는 등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 삼성전자는 2분기 글로벌 AI폰 시장에서 점유율 36%를 기록했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AI는 지난 6월 기준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아랍어·프랑스어 등 21개 지역·국가의 16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언어 능력은 음성 통화 만이 아니라 메시지, 카카오톡 등 메신저 앱 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갤럭시 폰에 내장된 온디바이스 AI의 ‘삼성 키보드’를 통해 실시간 번역이 이뤄지는 식이다.

삼성전자가 한 발 앞서 AI 폰을 공개한 만큼 애플 인텔리전스에 담긴 AI 기능들도 대부분 구현이 가능하다. ‘노트 어시스트’의 경우 AI가 글이나 메모를 요약 정리하거나 원하는 문체·형식으로 변환해준다.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낼 때 상대·상황에 따라 AI가 어조를 자연스럽게 바꿔주는 기능도 담겼다.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사진·영상에 동그라미를 치기만 하면 자동으로 검색이 되는 ‘서클 투 서치‘, 사진·영상 조정을 AI가 더 간편하게 도와주는 ‘생성형 편집’ 등도 대표적인 갤럭시 AI 기능이다. 현재로선 삼성전자의 갤럭시 AI의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애플 인텔리전스와 유사하지만 활용도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까지 AI 스마트폰 기술이 초반임을 감안하면 제품 완성도 및 활용성에 따라 언제든 입지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만큼 AI스마트폰이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능도 확대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선 AI스마트폰을 통해 일상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게 1차 목표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텍스트와 음성을 통해 명령이 가능한 AI 기능이 시중에 출시된 만큼 AI 스마트폰의 완성도와 활용성 면에서 삼성과 애플의 실적이 판가름 날거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시리를 내세워 대화를 통해 일상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안드로이드 진영 역시 AI를 통해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와 명령이 가능한 ‘제미나이 라이브’를 공개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AI기술 발전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AI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경쟁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안정적으로 AI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다”며 “제품 완성도에 따라 소비자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중국과 애플의 AI스마트폰 공세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결국 제품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