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명절 아동학대…가해자는 바로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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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추석이나 설 명절 아동학대 신고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총 2만5739건의 아동학대 중 85.9%(2만2106건)가 부모가 가해자였다.
부모의 아동학대 중에서도 특히 정서적 학대가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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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10건 중 8건 가해자 부모
정서적 학대 비중↑…"가정 회복이 중요"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최근 들어 추석이나 설 명절 아동학대 신고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가 가하는 정서적 학대의 비중이 높아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부모와의 관계가 나빠지는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 가정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설과 추석 명절 기간 일 평균 아동학대 112 신고는 2019년 25.1건, 2020년 33.5건, 2021년 59.4건, 2022년 52.1건, 2023년 62.1건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설 명절 일 평균 아동학대 신고는 2019년 18.2건, 2020년 23.5건, 2021년 52.5건, 2022년 44.2건, 2023년 47.2건 등이다. 추석의 경우 2019년 33.7건, 2020년 41.2건, 2021년 65건, 2022년 62건, 2023년 72건 등으로 설에 비해 많았다.
노혜련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명절에 가족 간 만남이 잦고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며 "명절 스트레스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도 엄격해지고 여유 있을 때 넘어갈 수 있는 행동도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동학대는 주로 가정 내에서 발생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총 2만5739건의 아동학대 중 85.9%(2만2106건)가 부모가 가해자였다. 아동학대 발생 장소도 82.9%(2만1336건)가 가정이었다.
부모의 아동학대 중에서도 특히 정서적 학대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동학대 유형 중 정서적 학대 비율은 2019년 25.4%(7622건)에서 2020년 28.3%(8732건), 2021년 32.8%(1만2351건), 2022년 38%(1만632건), 2023년 43.1%(1만1094건)까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에서 일어난다"며 "가정 내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자칫 부모의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모의 스트레스 표출 등이 아동 정서적 학대로 나타나는 면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가정 내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교육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정서적 학대는 학대에 대한 인식이 약해 경미한 걸로 오해될 수 있다. 하지만 신체적, 성적 학대에 버금갈 정도로 아동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부모 교육과 같은 가정 내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해 사후 대책이 아닌 예방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이후 아이와 부모의 분리보다 가정의 회복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 교수는 "정서적 학대는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영향을 미치면서 스스로를 나쁜 아이로 여기는 자아상을 남기게 된다"며 "아이들이 그런 식으로 더 행동하게 만들고 부모와의 관계도 나빠지는 악순환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정 내 어떤 어려움이 있고 도와줘야 하는지, 부모가 아이를 잘 양육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아동학대 신고로 아이와 부모가 분리된다고 해도 가족이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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