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데츠카, 가서에 이어 클로이 김까지...'젊은 피'에 무너진 스노보드 전설들
스노보드 최초 올림픽 3연패 도전했지만
2000년대생 마데로바, 무라세, 최가온에 발목

스노보드 사상 첫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던 전설들이 젊은 신예들에게 발목을 잡혔다.
에스터 레데츠카(30·체코), 안나 가서(34·오스트리아), 클로이 김(25·미국)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스노보드 최초의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다. 레데츠카는 여자 평행대회전, 가서는 빅에어, 클로이 김은 하프파이프를 대표하는 각 종목의 절대 강자들이었다.
특히 2018 평창 대회 당시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알파인스키 슈퍼대회전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을 동시에 석권한 레데츠카는 범접할 수 없는 '설상 전설'로 평가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 그는 여자 평행대회전 예선과 16강을 전체 1위로 통과하며 3연패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8일 열린 준준결선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 레데츠카는 경기 도중 중심을 잃고 손을 떼는 실수를 범했고, 결국 오스트리아의 사비네 파이어(33)에게 0.06초로 패하며 상위 라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파이어는 이후 결선까지 진출했지만, 체코의 2003년생 신예 주자나 마데로바(23)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체코의 '라이징 스타' 마데로바의 금메달은 스노보드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빅에어 전설' 가서 역시 고배를 마셨다. 그는 예선에서 9위에 그치며 다소 불안하게 대회를 시작하더니, 10일 열린 결선에서도 최종 8위에 머물렀다. 금메달을 목에 건 무라세 코코모(22·일본)를 포함해 가서보다 높은 순위에 자리한 7명 모두 2000년 이후 출생 선수들이었다. 한국에 깜짝 동메달을 안긴 유승은(18·성복고)도 2008년에 태어난 '젊은 피'다. 이들이 순위표 상단을 점령하면서, 스노보드 빅에어 종목은 새 시대에 접어들었다.

마지막 도전자는 여자 하프파이프의 클로이 김이었다. 대회를 앞두고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13일 열린 결선 1차 시기에서 88.00점을 받아 가볍게 선두에 오르며 스노보드 사상 첫 올림픽 3연패의 주인공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최대 경쟁자였던 최가온(18·세화여고)도 1·2차 시기에 넘어지며 메달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였다.
그러나 하늘은 '대업 달성'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최가온이 3차 시기에서 90.25점을 기록하며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고, 클로이 김은 마지막 시기에서 착지에 실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08년생 최가온이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스노보드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전설들의 3연패 도전이 막을 내리면서, 이번 대회는 새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

김태현 인턴 기자 huy2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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