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특산품 ‘송이버섯’…최악의 폭염에 사라진다
한때 전북 도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남원지역의 최고 특산품 ‘자연산 송이버섯’이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야기되고 있는 지독한 폭염 등으로 균 자체가 녹아내리면서 점차 사라질 조짐을 보임에 따라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남원 자연산 송이버섯은 20여년 전만 해도 남원지역 최고의 특산물로서 연간 최대 8000㎏까지 채취될 정도로 지역주민들의 각광받는 소득원이었다. 연간 수억원대의 소득을 올렸던 남원 자연산 송이가 이제는 옛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생산량이 급감되면서 ‘송이 산지의 지위를 잃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귀한 존재가 되고 있다. 한반도를 강타한 기후변화가 만든 위기 특산품 중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남원산림조합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남원지역에서는 최소 수백여kg 이상이 나오던 자연산 송이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해당 농민들의 소득원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남원지역에서 연도별 수매량을 보면 △ 2023년도 9월 15일~10월 31일 1,040kg △ 2022년 9월22일~10월 13일 870kg △ 2021년 9월15일~10월15일 208kg △ 2020년 9월22일~10월16일 858kg 이 생산되고 있었지만, 올해는 한반도 중부지역 밑으로는 자연산 송이를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도내 임산물 전문가들은 남원지역에서 자연산 송이가 사라지는 것은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고 손꼽고 있다.
남원시에서 24년 넘게 송이 직판장을 운영해온 지호영(46)씨는 “부모님부터 이어온 임산물 거래를 해온지 50년이 넘었다. 그간 쌓아온 평균 데이터가 있지만, 최근 5년간은 데이터 범주를 벗어나 도통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며 “그만큼 기후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송이 채취기간은 45일에서 50일 정도 됐는데 기간이 더 짧아졌고 생산량의 대중이 없어진 지 오래다”고 현황을 전했다.
원래 자연산 송이는 원래 생육조건이 까다롭다. 기온이 30℃ 이상 넘어가면 균자체가 녹아내려 송이가 생성되기는 불가능하다. 아침기온 20도 이하와 일조량, 일교차, 그리고 토질 등 각종 조건들이 맞아떨어져야 하지만, 지난달 남원지역의 평균기온은 26.1도로 평년(24.2도) 보다 1.9도 높았다. 강수량도 650.7mm으로 평년(773.8mm)보다 123.1mm 적은 수치에 그치면서 송이의 생육조건을 맞추지 못한 것이다.
남원에서 송이 채취를 하는 A(62)씨는 “송이버섯의 특성은 하루 1kg 채집되면 그 다음날 2kg의 송이가 나오고 그다음 4kg 그리고 8kg로 급속도로 부푼다. 송이는 아침 기온이 20도 밑으로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져야 생육환경이 맞춰진다. 지금이 적정시기이지만 찾아볼 수가 없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원 산림조합 관계자는 이에 “올해는 온종일 평균기온이 높아 현재도 송이가 보이지 않는다. 송이 찾으러 산타는 사람들은 애가 탄다”며 “송이가 현재 생산 채취되지 않아 평년 7~10일정도 늦어지는 것 같다. 생산 농가들은 지난해 비해 2~3주 늦은 이달 말에서 10월 초에는 송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많은 비가 내리고 날씨가 선선해진 만큼 다음 주부터는 송이가 생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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