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보호 기능에 구멍" vs "법무장관, 심판청구 자격없어"
박미영 2022. 9. 27. 20:31
'검수완박법' 헌재 공개변론
한동훈, 현직 법무장관 이례적 출석
"정권교체 전 청야전술하듯 결행"
국회 측 檢 권한 남용 방지 강조
"심사·상정 전 과정 국회법 준수"
한동훈, 현직 법무장관 이례적 출석
"정권교체 전 청야전술하듯 결행"
국회 측 檢 권한 남용 방지 강조
"심사·상정 전 과정 국회법 준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으로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은 위헌이라며 법무부가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공개변론이 27일 서울 종로구 재동 대심판정에서 열렸다.
현직 법무장관으로는 이례적으로 한동훈 법무장관이 직접 출석해 검수완박법의 위헌성을 주장했고, 이에 맞선 국회 측은 “법무장관은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할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검수완박법은 내용과 절차 모두 정당했다”며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심판 대상인 검수완박법은 검찰의 수사개시 범위를 기존 6대 범죄에서 부패 및 경제 범죄로 축소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이 같은 내용의 검수완박법을 발의한 뒤 한 달여 만에 입법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6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내용뿐 아니라 절차상으로도 위헌이라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검수완박법’과 관련해 헌재에서 공개변론이 열리는 것은 두 번째다. 지난 7월 헌재는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는 국회법상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국회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당시 사건이 ‘꼼수 탈당’ ‘회기 쪼개기’ 등 입법과정에서의 ‘절차상 하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사건은 법 내용과 입법 목적의 위헌성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한동훈 장관은 이날 대심판정에 서서 “정권교체를 불과 24일 남긴 4월 15일 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을 실제로 당론으로 발의하였고, 새로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하여 전례 없이 시간까지 바꿔가면서 국무회의를 열고, 정권 출범 딱 하루 전에 공포했다”며 “일부 정치인들을 지키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추진한 입법이 정권교체 직전에 마치 ‘청야전술’하듯이 결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검찰수사가 광범위한 영역에서 담당해 온 다양한 국민보호 기능에 어떤 구멍이 생길지 생각조차 안 해본 것이고, 이미 디지털 성범죄 수사, 스토킹 수사 등에서 예상하지 못한 국민보호의 구멍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박탈함으로써 고발을 통해서나마 비로소 범죄피해를 호소할 수 있는 장애인,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보호를 한층 더 어렵게 만들어버렸다”고 강조했다.
피청구인인 국회 측은 “검찰사무를 관장하고 감독하는 법무장관은 수사·소추권이 없기 때문에 검사의 수사권을 축소하는 법률개정행위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며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신청권은 바뀌지 않았으므로, 개정법률에 대해 검사 역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이 애초에 부적법하기 때문에 각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권한의 집중으로 인한 남용을 방지하고 수사와 기소 기능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검수완박법의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며 “검수완박법의 제안, 심사, 상정 및 의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헌법의 다수결 원칙과 국회법의 제규정이 모두 준수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요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수사와 기소 주체에 관한 헌법 규정이 없고, 기소검사가 직접 수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헌재 대심판정에는 한 장관과 함께 권한쟁의심판 청구인에 이름을 올린 김석우 법무부 헌법쟁점연구TF 팀장 등 검사들을 비롯해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대리인으로 출석했다. 국회 측에선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박경미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피청구인 자격으로,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인 장주영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김남국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날 헌재 주변에는 검수완박을 반대하며 한 장관을 응원하는 이들이 보낸 화환이 이어졌다. 한 장관이 등장하자 일부 시민들은 “힘내라”,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박미영·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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