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을 보라 . 한 남성이 롤러코스터와 스릴 넘치는 각종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데, 무서움이라곤 1도 느껴지지 않는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알고보니 이 남자의 정체는 마하 1.6의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F35 전투기 조종사다. 그래서인지 세상 스릴 없는 표정으로 놀이공원을 즐기고 있는거 같은데 유튜브 댓글로 “전투기 조종사는 정말 놀이기구를 무서워하지 않는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트로 영상과는 달리 전투기 조종사라고해서 전부 무서운 놀이기구를 잘 타진 않는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꺼려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앞서 본 영상은 특별히 놀이기구를 잘 타는 분이거나 연출된 영상일 수 있다는 거다. 전직 KF-16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항공 전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진격의 아재님과 통화했다.
진격의 아재/전직 KF-16 전투기 조종사
“저도 놀이기구 타면 되게 무서워요. 제가 딸이 둘인데 딸하고 같이 가서 한번 타봤는데 이제 안 타고 싶더라고요.. 안 타고 싶습니다. 정신없습니다.”

마치 두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는듯 진격의 아재 님은 놀이기구 탔다가 충격을 쎄게 받으신 모양. 이건 전투기와 놀이기구를 탔을 때 탑승자가 받는 스트레스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인데, 가장 큰 차이점은 정반대의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격의 아재/전직 KF-16 전투기 조종사
“(조종사가 느끼는) 지포스(G force) 같은 경우에는 이제 +G의 내성이 있는데 놀이기구는 앞으로 갑자기 올라갔다 떨어지는 -G를 주는 놀이기구가 많아요. 이거는 좀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고 이거는 조종사라 하더라도 -G를 견디기는 쉽지 않아요. 이거는 인체 구조상 -G를 견디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서 조종사들이나 일반 사람이나 -G는 거의 똑같이 느껴지고 많이 참지 못합니다.”

전투기 조종사가 조종할 때 극복해야 할 중력은 대부분 +G. 즉, 가속되며 더 많은 중력이 추가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중력이 높아지는 +G 상황을 G 내성 훈련과 L1 호흡법, G suit 착용 등으로 극복하려고 한다.

반대로 청룡열차같은 놀이기구를 생각해보면 최정점까지는 천천히 올라갔다가 최고점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탑승자는 –G를 경험하게 되는데, -G를 경험하면 소위 말해 붕 뜨는 느낌, 가슴이 철렁하는 느낌, 내장이 들리는 느낌, 바이킹 탈 때 느낌이라고 말하는 배가 간질거리고 눈앞이 흐려지며 눈물이 고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정식 명칭은 없으나, ‘하강감’ 영어로는 ‘Air Time’ 정도로 부르고 있는 이 느낌은 아직 정확히 왜 발생하는지, 극복할 수 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확실한 건 인체, 기체 구조상으로도 -G는 +G보다 견디기 힘들다는 거다. 훈련을 통해 평상시인 1G의 9배인 9G까지도 극복해내는 +G에 비해 –G는 훈련하더라도 –2~-3G만 넘어가도 극복이 거의 불가능해 기체를 뒤집어 비행하는 배면비행 등의 방법으로 –G 상황 자체를 피하고 있다.

일반인뿐 아니라 조종사 양성과정에서도 +G가 증가할 때마다 머리의 혈액이 다리 쪽으로 쏠려 뇌와 눈에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이 안되는 블랙아웃(Blackout) 현상이 발생하는데 그래서 대체로 4~5G쯤 되면 의식을 잃기 쉽다. 그런데 이거보다 -G가 더 견디기 힘든 건 머리로 혈액이 모여 자칫 터질 수도 있고 눈 앞이 빨갛게 되는 레드아웃(Redout) 현상이 더 고통스럽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전투기에서 –G가 느껴지는 때는 기체 결함으로 엔진이 꺼진다거나, 급격히 추락하는 상황 등 최악의 상황이기에 오히려 일반인보다 조종사가 더 위험하다고 느낄 수 있고, 대부분 피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종사는 아무래도 –G가 많이 느껴지는 드롭타워 계열이나 바이킹 계열을 기피하게 된다고 한다.
진격의 아재/KF-16 전투기 조종사
“특히/OO월드에 있는 거 그거 타고 제가 다시 안 타겠다. 조종사인 분들은 그거 타면 전부 다 타기 싫어할 거예요. 약간 타기 싫어하는 –G가 계속 걸리는 그런 놀이기구거든요. 이거를 제가 지금 돈 내고 해야 되나 이런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자기 몸무게의 9배인 9G의 중력가속도까지 견디기 위해 전투기 조종사들은 주기적으로 중력 가속도 훈련을 하는데, 이렇게 의식을 잃고 기절하기도 하고, 끝나고 나면 모세혈관이 터져 온몸에 멍이 들기도 한다. 그런 훈련을 견뎌낸 조종사도 -1G 정도의 놀이기구를 두려워한다니 신기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