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여성들이 노년에 가장 서럽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남편의 외도나 경제적인 어려움도 큰 상처지만, 오랜 세월 쌓아온 자신의 삶이 아무런 의미 없이 취급될 때 느끼는 허탈함도 만만치 않다.
특히 70대 여성들에게는 젊은 시절의 고생보다 지금 가족에게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노년의 여성을 깊이 외롭게 만드는 순간들을 살펴보면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가족관계의 문제들이 드러난다.

3위. 평생 고생한 일을 가족들이 당연하게 여길 때
젊은 시절에는 남편과 자식을 위해 자신의 꿈과 시간을 포기하는 일이 흔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가족의 식사를 챙기고 아픈 자식을 돌보면서도 정작 자신의 몸은 제대로 돌보지 못한 여성들도 많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그 시절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가족들이 누구나 그렇게 살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가족을 위해 희생했다고 해서 평생 보상을 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랜 세월의 수고를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의 인생 전체가 가볍게 취급되는 듯한 서운함이 생긴다. 때로는 거창한 선물보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진심 어린 말 한마디가 더 큰 위로가 된다.

2위. 몸이 아픈데도 집안일을 당연히 맡겨둘 때
70대가 되면 예전처럼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이 힘들어질 수 있다. 그런데도 일부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식사 준비와 청소를 당연히 맡기기도 한다. 몸이 좋지 않아 쉬고 싶다고 말하면 집에서 하는 일이 뭐가 그리 힘드냐는 반응이 돌아오기도 한다.
특히 가족들은 자신이 아플 때 어머니의 보살핌을 기대하면서 정작 어머니가 아플 때는 그 불편함을 충분히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여성은 가족에게 필요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정작 보호받는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년의 존중은 말로만 어른을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체력과 건강을 고려하는 행동에서 드러난다.

1위. 남편과 자식이 모두 있는데도 집에서 투명인간처럼 취급받을 때
가장 서러운 순간은 가족이 곁에 있는데도 자신의 존재가 무시된다고 느낄 때다. 식탁에 함께 앉아 있어도 아무도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묻지 않고 중요한 가족 문제를 결정하면서도 어머니의 의견은 듣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남편은 아내의 말을 잔소리로 여기고 자식들은 나이가 많아 잘 모를 것이라며 대화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오랜 세월 가족을 위해 살아왔지만 정작 가족 안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런 소외감은 혼자 사는 외로움과는 또 다른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
특히 가족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만 찾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비참함은 더욱 커진다. 손주를 돌봐달라거나 음식을 해달라는 부탁은 자주 하면서 정작 어머니가 외롭거나 힘들다고 말하면 바쁘다는 이유로 대화를 미루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연락의 횟수가 아니라 그 안에 관심과 존중이 담겨 있는지에 있다.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지 않아도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의견을 무시하거나 감정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노년의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가족과 함께 사는 환경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관계다.

남편의 외도는 부부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상처다. 그러나 외도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결혼생활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오랫동안 무관심과 무시가 반복되는 관계 역시 사람을 깊이 외롭게 만들 수 있다.
노년에 가장 비참한 순간은 혼자가 되는 때가 아니라 누군가의 곁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때일 수 있다. 가족을 위해 살아온 시간만큼 이제는 자신의 감정과 의견도 존중받아야 한다. 동시에 여성 스스로도 가족의 반응에만 자신의 가치를 맡기지 않고 자신만의 생활과 관계를 가꾸는 일이 중요하다. 결국 행복한 노년은 가족이 몇 명이나 곁에 있느냐보다 그 안에서 얼마나 사람답게 존중받으며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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