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Mi-8 헬기, 폴란드 영공 300m 침범…폴란드軍 전투기 긴급출격

러시아 군용 헬기가 칼리닌그라드에서 이륙해 폴란드 북부 상공을 42초간 침범했다. 폴란드군은 방공망 시험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군용 헬리콥터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해 전투기가 긴급 출격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3일 현지시간 오전 러시아군 Mi-8 헬기가 폴란드 영공을 일시적으로 침범해 전투기가 출격하고 지상군이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8분경 러시아 Mi-8 헬기 한 대가 칼리닌그라드에서 이륙해 폴란드 북부 브라니에보 상공으로 넘어와 약 300m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 방공망의 준비 태세를 시험하고 있다"

헬기의 비행경로를 실시간 추적한 폴란드군은 지상 방공 부대에 비상 대기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대응했다. 헬기는 42초간 폴란드 영공에 머물다 벗어났다. 폴란드군 사령부는 "이번 사건의 정황으로 볼 때 러시아가 다시 한번 우리 방공망의 준비 태세를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짧은 시간이지만 대응 절차 전체가 가동됐다는 점에서 단순 항법 오류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우발적 사고로 위장한 하이브리드 공격"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앞서 17일 의회 연설에서 "정보 분석 결과 러시아가 키이우를 지원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드론과 미사일을 혼합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 공격을 우발적 사고로 위장해 나토의 결속력을 약화하고 집단방위조약인 제5조가 실질적이라기보다 이론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조항이다.

"경고가 실제 사건으로 이어졌다"

최근 유럽 여러 국가는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들의 방어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국경과 영공 침범 등 의도적인 도발을 계획하고 있다는 경고를 잇달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Mi-8 헬기 사례는 그 경고가 실제 사건으로 이어진 경우다. 러시아와 폴란드 사이의 군사적 긴장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으며, 폴란드는 국경 지역 방공 자산 배치를 계속 늘리고 있다.

짧은 영공 침범은 그 자체로 큰 피해를 남기지 않지만 대응 매뉴얼과 정치적 의지를 노출시킨다. 반복되는 시험 비행에 나토가 어떤 기준으로 대응하느냐가 다음 국면을 결정할 전망이다. (사진 출처=다음뉴스 보도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