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영화 캐스팅 됐는데, 다른 오디션 때문에 포기해 무명 길어진 배우

(Feel터뷰!) 영화 '짱구' 감독이자 배우인 정우를 만나다 - 1부
영화 '스페어' 당시 정우

"반갑다, 짱구야." 이 한마디에 가슴이 뜨거워질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영화 '바람'의 강렬한 잔상을 뒤로하고, 정우는 다시 한번 자신의 본명인 '정국'의 삶을 관객들에게 펼쳐 보였다. 성공한 영웅담이 아닌, 여전히 넘어지고 깨지며 하루를 버텨내는 평범한 청춘의 얼굴이다.

배우 정우가 직접 써 내려간 이 '청춘의 연대기'는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닌,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원이다. 감독이자 배우로 돌아온 정우를 오랜만에 직접 만나 영화 '짱구'에 새겨 넣은 진심의 궤적을 쫓아가 보았다.

-영화 '바람' 이후 17년 만에 다시 '짱구'로 돌아온 소감은?


사실 작정하고 덤벼든 것은 아니었다. '바람' 이후 '짱구'라는 캐릭터를 많은 분이 사랑해 주셨고, 저 역시 그 인물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하지만 단순히 전작의 인기에 편승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그 이후의 짱구는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질문이 저를 다시 이 이야기로 이끌었다. 감회가 새롭기도 하지만, 이제는 제 삶의 한 부분을 관객들에게 온전히 보여드리는 기분이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전작 '바람'의 속편이 맞나? 이전 인터뷰에서 속편이 아니라고 말해 기자들과 마케팅 담당자들이 멘붕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함께 웃음)

엄밀히 말하면 '바람 2'는 아니다. '짱구'라는 캐릭터가 다시 등장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결이 완전히 다르다. '바람' 소년들의 세계와 고교 시절을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의 성장통과 꿈을 향한 생존기를 그린다. '바람의 연장선에 있는 독립적인 이야기'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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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과 각본까지 맡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배우 지망생 시절, 오디션에서 무수히 떨어지며 느꼈던 불안함과 그 시절의 감정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본인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글을 쓰는 과정이 즐거웠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진솔하게 담아내기 위해 연출까지 도전하게 되었다. 이는 운명적인 선택이었다.

-영화 속 '짱구'와 실제 배우 정우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가?

90% 이상이다. 극 중 이름인 '정국'도 본명이며, 무명 시절 전기세를 못 내거나 옥탑방에서 친구들과 뒤엉켜 살던 에피소드들도 실제 경험에서 가져왔다. 특히 오디션장에서 긴장해 '발연기'를 하는 장면은 과거 실제 겪었던 모습들을 투영한 것이라 연기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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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연기'를 하는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웃음) 맞다. 배우로서 가장 힘든 것이 '못하는 연기'를 연기하는 것이었다. 힘이 잔뜩 들어간 과잉된 연기를 펼치는데, 정작 본인은 그것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짠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이번 영화의 가장 큰 도전이었다.

-캐릭터 표현을 위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신경 쓴 부분은?

20대 후반의 짱구를 표현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병행했고, 목소리 톤에 신경을 많이 썼다. 배에서 나오는 깊은 소리가 아니라, 일부러 목 위쪽에서 나오는 가볍고 투박한 소리를 내려 노력했다. 짱구 특유의 미성숙한 느낌을 목소리에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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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관객들을 위한 비하인드 스토리 질문이다. 정수정 배우가 연기한 민희 캐릭터의 설정, 배우님이 오디션으로 '쉬리'의 박무영(최민식)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셨던 일화, 수영 준비에 공을 들인 영화의 정체 등등 이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일단 정수정 배우가 연기한 실제 인물이 아닌 민희는 허구적 캐릭터이자 이 영화의 상징을 위해 완성한 캐릭터다. 현실적이면서 차갑고, 세련된 이미지가 짱구와 상반되어서 작품의 주제와 어울릴거라 생각했다. '세시봉'때 함께한 김현석 감독님의 '세시봉'의 한효주 캐릭터와 닮았다고 말씀 주셨는데, 맞다. 그 느낌으로 만든 캐릭터였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여러 오디션에서 '쉬리'의 최민식 선배님이 연기한 박무영으로 오디션 연기를 해서 이번 작품에 활용했다.

그외에도 '약속'의 박신양,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 '초록물고기'의 한석규, '모래시계'의 최민수 선배님들의 연기를 오디션에서 선보였다. 작품에서 그 모습이 웃기게 그려졌지만 나에게는 선배님들이 선보인 최고의 인생 연기들이었다. 내가 너무 코믹적으로 그려서 죄송할 따름이다.(웃음)

그리고 장기간 수영 연습하다가 출연을 포기한 에피소드에 등장한 영화는 사실 '실미도'였다. 실제로 내가 오디션에서 무조건 이 작품을 하고 싶어서 수영을 잘했다고 뻥을쳤다.(웃음) 그래놓고 일주일간 개인교습으로 빠르게 수영을 배웠고, 무려 수십시간 연습해서 수영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 그런데 제작기간이 1년이 넘는데다가, 섬에서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다른 영화 오디션을 못볼수 있다고 생각해서 어쩔수 없이 포기하게 되었다. 영화속 출연 포기는 실화다. 참고로 극 중 백수장 배우가 연기한 '실미도' 연출부 형하고는 영화에서 묘사되었듯이 나중에 다른 작품을 통해 만나 인연을 맺게 되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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