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투자 빛난 베인캐피털…'클래시스' 잭팟 터뜨릴까

미용 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가 이루다를 흡수합병한다. 뷰티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클래시스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이 향후 매각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몸값 높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클래시스는 오는 8월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루다 흡수합병을 최종 결정한다. 합병기일은 10월1일이다.

클래시스의 1주당 합병가액은 5만2774원이며 이루다 주식의 합병가액은 7416원이다. 합병비율은 1대0.1405237로 이루다 주식 100주를 보유한 경우 클래시스 주식 14주를 받는 방식이다. 해당 비율로 합병신주가 배정돼 243만35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클래시스의 최대주주는 베인캐피털이다. 베인캐피털은 'BCPE Centur Investments LP' 투자조합을 활용해 클래시스 지분 61.57%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베인캐피털은 정성재 클래시스 대표를 비롯해 부인과 자녀 등 특수관계인 3인이 보유한 클래시스 주식 3940만7057주(지분율 60.84%)를 6700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1만7000원에 매입한 셈이다.

최대주주가 베인캐피털로 바뀐 클래시스는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2021년 매출 1006억원, 영업이익 517억원이었던 클래시스는 2022년 매출 1418억원, 영업이익 689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1801억원, 영업이익 89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연평균 31.65% 성장한 것이다.

실적 오름세를 이어가던 클래시스는 2023년 9월 김용한 이루다 대표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 이루다는 클래시스와 같은 미용의료기기 업체다. 클래시스는 김 대표가 가진 이루다 주식 368만918주(지분율 17.5%)를 주당 1만1000원, 총 405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클래시스는 김 대표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그가 보유하고 있던 374만6785주(지분율 18%)에 대해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계약을 맺었다. 클래시스는 김 대표의 잔여지분에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합병을 결정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김 대표 지분에 대한 콜옵션도 소멸된다.

클래시스의 이루다 흡수합병을 업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클래시스가 지난해 이루다 지분을 인수할 때보다 32.58% 할인된 가격으로 합병비율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도 클 것으로 봤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인력 효율화로 인한 판관 비율도 개선될 것"이라며 "이번 합병 공시를 통해 양사 간 시너지도 보다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클래시스의 기업가치는 베인캐피털로 주인이 바뀐 후 몇 배 오른 상황이다. 전날 클래시스 주가는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베인캐피털이 주당 1만7000원에 매입한 것과 비교하면 클래시스의 몸값은 2년 만에 약 3배나 높아졌다.

베인캐피털은 클래시스 전에도 국내 뷰티업체 투자로 높은 수익성을 보여왔다. 2017년 9200억원에 인수한 휴젤을 2021년 GS컨소시엄에 1조4996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2016년 AHC를 보유한 카버코리아를 4300억원에 인수한 뒤 2017년 3조원에 유니레버에 팔았다.

합병신고서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은 현재 클래시스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국내 뷰티 업체의 투자 수익성이 좋았던 만큼 클래시스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메틱을 비롯한 뷰티 기업들의 밸류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원매자들이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많이 찾아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한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