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남편 머리채 잡았는데…남편이 '폭행죄'로 고소했어요"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자기 딸을 괴롭히는 안사돈에게 화가 난 장모가 참다못해 사위의 멱살을 잡고 머리채를 흔들었다가 '폭행죄'로 고소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7일 JTBC '사건반장'은 시어머니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결국 친정으로 도망가게 됐다는 A씨 사연을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대학교 4학년 때 한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다가 정직원 B씨와 눈이 맞았다.

이후 혼전 임신으로 급하게 결혼하면서 A씨는 시어머니 소유의 빌라에서 살게 됐다. 시어머니는 A씨 부부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자신이 월급 관리를 하겠다며 경제권을 가져갔다.

A씨는 시부모님과 같은 빌라에 살며 생활비를 받아 썼고, 시어머니는 매일 가계부를 검사했다. 100원까지도 어디에 썼는지 일일이 추궁했다.

급기야 시어머니는 수시로 초인종을 누르고 찾아왔고, A씨에게 "임신했다고 누워만 있으면 애한테 안 좋다"며 야외 분리수거함과 계단 청소까지 시켰다.

만삭의 딸이 계단 청소를 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A씨의 어머니는 그날 바로 전셋값을 지원해 주고 두 사람을 독립시켰다.

A씨는 이후 아들을 낳았고, 7년간 전업주부 생활을 하면서 월급 관리는 남편이 해왔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뒤 간호조무사로 취업한 A씨는 남편에게 "이제 내가 돈 관리를 해보겠다"고 제안했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이 5년간 시어머니에게 월 100만원씩 용돈을 주고 있었던 것.

이에 남편은 "엄마가 우리 돈 좀 모으라면서 적금이라고 생각하고 달라고 했다"며 변명했고, 그동안 돈이 잘 모이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된 A씨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친정으로 달아났다.

얼마 뒤 아들이 아파 병원을 찾은 A씨는 병원에서 남편과 시어머니를 마주쳤다. 시어머니는 "마음을 곱게 써야 자식이 안 아프다. 아들이 자기가 번 돈 엄마한테 용돈 줄 수도 있지 뭐가 그리 아니꼽냐"며 따졌다.

참다못한 A씨는 결국 '이혼'을 선언한 뒤 아들을 데리고 친정집에 돌아갔다.

흥분한 상태로 아내의 친정집에 찾아온 남편은 장모에게 "저희 엄마는 우리를 위해서 돈을 불려주고 그대로 다시 돌려주고 했던 것"이라며 따진 뒤 아픈 아들을 강제로 데려가려고 했다.

문제는 A씨와 A씨의 어머니가 이를 말리다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발생했다.

장모는 "너는 부모도 없냐"며 사위의 멱살을 잡았고, 사위는 때리라며 머리를 들이댔다. 이에 장모는 "내 손주 못 데려간다"며 사위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

이후 A씨의 아버지가 귀가해 싸움을 말렸지만, 남편은 결국 장모를 폭행죄로 고소했다.

A씨는 "경찰에 찾아갔더니 남편을 잘 설득해서 고소를 취하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더라"며 "저도 남편도 서로 사과할 생각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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