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돌아 앉은 바위 절벽 위,
천년 기도의 숨결
정취암 – 산청 대성산이 품은
소금강의 사찰

경남 산청 대성산 깊숙한 절벽 끝. 이곳엔 마치 제비집처럼 바위틈에 달라붙어 자리한 작은 암자 하나가 있습니다. 정취암(正趣庵).
천 년을 훌쩍 넘긴 세월 동안, 바위보다 단단한 마음으로 기도했던 수많은 이들의 숨결이 서려 있는 사찰입니다. 정취암에 발을 들이는 순간, 그저 사찰을 본다는 느낌보단, 숲과 바위,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과 조우하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숲의 바다가 펼쳐지는 고요한 마당


정취암 마당에 서면하늘 아래 펼쳐지는 초록빛 **‘숲의 바다’**가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웅장하면서도 고요한 이 풍경은 일망무제의 탁 트인 감동으로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듯하지요. 절벽 아래 끝없이 펼쳐진 숲을 따라한 줄기 오솔길이 흐릅니다. 그 풍경 속에는 관음살상의 미소처럼 부드러운 위로가 숨어 있어 누구라도 한 번쯤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게 됩니다.
천 년 전설을 품은 관세음보살,
그 이야기

정취암은 한국 유일의 ‘정취관음보살상’을 본존불로 봉안하고 있는 사찰입니다. 그 유래는 통일신라 헌강왕 2년(858년), 범일선사가 낙산사에 봉안했던 관음보살상에서 시작됩니다. 이 불상은 고려 고종 41년(1254년) 몽골 침입으로 명주성이 함락될 당시걸승과 야별초에 의해 땅속에 숨겨졌고, 이후 궁궐에 모셔졌다가 다시 **정취사(현 정취암)**로 옮겨졌습니다. 정취암은 이처럼 불심과 민초의 염원이 깃든 기도의 공간이자, 역사 속의 숨겨진 성보가 살아 있는 신성한 장소입니다.
꼭 봐야 할 정취암의 풍경과 문화재

정취암 조망
암자에 올라 바라보는 숲의 바다는 그 자체로 한 폭의 수묵화. 특히 일출과 일몰 시 풍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입니다.
정취암 산신탱화 (경남 문화재자료 제243호)
조선 순조 때 제작된 그림으로, 호랑이를 타고 있는 산신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정취암 목조관음보살좌상 (경남 문화재자료 제314호)
원통보전에 모셔진 불상으로, 온화하고 자비로운 관세음보살의 미소가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석조 산신상
정취암 삼성각 뒤편 기암절벽 ‘세심대’에 봉안된 산신상은 바위와 완벽하게 어우러져 신령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금은 차로도 오를 수 있는 암자

예전에는 반드시 산길을 걸어야만 닿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정취암까지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어 가벼운 산행 혹은 드라이브 명소로도 인기입니다. 직접 걷기를 원하신다면, 정취암 입구부터 약 20분 정도의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도착할 수 있으며, 차량은 정취암 뒤편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변에서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
정취암을 찾았다면 인근의 자연 관광지도 놓치지 마세요. 둔철생태공원에서는 다양한 식생을 관찰할 수 있고, 선유동계곡은 여름철 한적하게 물놀이와 산책을 즐기기 좋은 비경입니다. 사찰 참배 후,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함께 가져보는 것도 좋은 여정이 될 거예요.
여행 정보

주소: 경상남도 산청군 신등면 둔철산로 675-87
지정현황: 전통사찰 제83호 (1988년 6월 10일 지정)
문의: 055-972-3339
운영: 상시 개방, 연중무휴
주차: 사찰 인근에 주차장 완비
홈페이지: 산청군 문화관광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역사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유서 깊은 사찰을 방문해보고 싶은 분
기암절벽의 자연 풍경 속에서 명상과 힐링을 경험하고 싶은 분
산청 지역 여행 중 색다른 문화체험과 고요한 시간을 원하는 분
불교문화와 탱화, 나한상 등 전통 미술에 관심 있는 관람객

정취암은 단순한 사찰이 아닙니다. 이곳은 역사와 전설, 자연과 수행이 맞닿아 있는 조용하고도 깊은 울림이 있는 장소입니다. 다음 산청 여행에는 정취암에서 한 걸음 멈추어그 깊은 정취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