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배터리와 향상된 고급감으로 캐즘 돌파한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이른바 ‘캐즘’이라고 하는 일시적인 수요 정체 현상으로 전기차에 대한 인기가 잠시 주춤하는 상황이지만, 이런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일시적’일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춰 브랜드에서도 출시 예정인 전기차에 대한 계획을 접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닌, 전동화라는 목표를 두고 숨고르기를 통해 속도 조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두고 수입 브랜드들과 경쟁하고 있는 제네시스는 전용 플랫폼으로 제작된 GV60과 함께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베이스로 하는 전동화 모델을 함께 선보이고 있는데, 이 중 중형 전기 SUV인 GV70 전동화의 신형이 16일 출시됐다. 이번 신형은 부분변경 모델로, 지난해 여름 GV70 내연기관 모델 부분변경 출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내외장에서의 변화와 함께 업그레이드된 배터리, 신규 안전·편의 사양들의 투입이 주된 특징이다.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은 이번 신형에서도 그대로 이어지지만, 세세한 부분에서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먼저 전면부는 G-매트릭스 패턴을 그라데이션 형태로 입힌 새 크레스트 그릴이 적용됐으며, 범퍼는 와이드한 느낌을 주도록 새로 디자인됐다.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에는 MLA 기술을 적용해 기능 뿐 아니라 디자인적인 업그레이드도 함께 노렸다. 후면에서는 기존 범퍼에 배치했던 방향지시등을 상단 램프와 통합해 시인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면부 디자인과의 통일성을 갖췄으며, 스포일러의 보조 제동등은 직선 형태로 디자인해 깔끔한 이미지로 바꿨다.

실내에서는 특유의 타원형 구성요소들을 이어가면서 한국적인 여백의 미를 살리는 디자인으로 다른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고급스러움을 제공한다. 대시보드에는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합친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배치했으며, 공조 조작계는 터치 방식을 그대로 이어간다. 그리고 크리스털 디자인의 변속 다이얼, 도어 핸들 측면의 전기차 전용 밀키웨이 패턴 무드 라이팅, 신규 엠블럼이 적용된 혼 커버와 스티치가 추가된 스티어링 휠, 메탈 페달 등도 적용됐다.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높인 4세대 배터리로 기존 77.4kWh에서 84kWh로 용량이 늘어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0km에서 423km(복합, 19인치 휠 기준)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배터리 충전 속도는 350kW 초급속 충전시 19분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고, 배터리 온도를 조절해 최적의 충전이 이뤄지도록 하는 배터리 컨디셔닝 모드도 개선했다. 그리고 새로운 전원 제어 기술을 도입해 전기차 특화 기능을 개선했는데, 주차 상태에서 시동 버튼만 한 번 눌러 ‘파워 온’ 상태로 진입해 냉난방 등의 공조 기능이나 실내 V2L, 유틸리티 모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릴에 숨어있는 충전 도어에는 모터를 추가했고, 도어 내부에 열선과 조명을 더해 충전이 더욱 수월해졌다.

승차감을 높이기 위한 기능도 대거 투입됐다. 대표적으로 노면 상태를 미리 파악해 감쇠력을 자동으로 변경해주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에는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 기능을 더해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 작동 시 전방 차량의 급가속이나 급제동 상황에서 차체의 흔들림을 줄여 안정감을 높였다. 그리고 노면 상태를 감지해 최적의 주행모드를 제공하는 오토 터레인 모드, 강한 측풍으로 인한 차량의 흔들림을 억제하고 회전 성능과 접지성을 향상시키는 횡풍안정제어 기술, 후륜 서스펜션의 하이드로 부싱 추가, 후륜 PE 마운트 부싱 최적화, 스티어링 기어비 최적화 등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또한 기존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에 테일게이트의 다이내믹 댐퍼 추가, 사이드실 몰딩 흡차음재 적용, 후륜 휠가드 흠음재 면적 확대, 고전압 배터리 상단 제진재 적용, 모터 제어 최적화 및 감속기 소음 개선으로 주행 정숙성을 강화하는 등 NVH 성능 개선을 위한 변화도 더해졌다.

오디오의 경우 뱅앤올룹슨 고해상도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사운드의 깊이를 더하는 돌비 애트모스 기능을 추가했으며, 여기에 전기차 모터 제어로 내연기관의 변속 느낌을 주는 가상 변속 기능(VGS)와 신규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으로 주행에서의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탑승자가 한 번의 조작으로 실내 조명과 음악, 향기 등을 최적화하는 무드 큐레이터 기능도 새로 더했다. 이 밖에도 사용 편의성을 높인 음성 인식 시스템, 차량 내 콘텐츠 감상이 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 디지털 키 2, 빌트인 캠 2, 디지털 센터 미러, 콘솔 암레스트 자외선 살균 기능, 동승석 메모리 시스템 등 편의 기능을 강화했다. 그리고 안전 기능은 직접식 감지 스티어링 휠, 차로 유지 보조 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전방/측방/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이 추가됐다.

GV70 전동화는 새로 추가된 ‘세레스 블루(유광/무광)’을 포함 총 12개의 외장 색상과, 새로 추가된 ‘아이스 블루/글레이셔 화이트 투톤’을 포함 총 3개의 내장 색상 중 선택이 가능하다. 차량 가격은 7,530만 원(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구매 보조금 미적용)이며, 2월 14일까지 계약 후 상반기 내 출고한 고객(개인, 개인사업자 대상)에게 계약금을 지원하는 얼리버드 이벤트도 함께 실시한다. 그리고 1월 26일까지 제네시스 수지 4층 전시장에서 특별 전시 ‘Electrified GV70로의 초대’를 진행해 실물을 직접 확인하고 차량에 적용된 전동화 기술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체험해볼 수도 있다.

전기차 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이러한 상황이 저절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브랜드에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성능과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선보여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이번 신형 GV70 전동화는 전기차의 불안 요소인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늘렸고, 여기에 제네시스다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답답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