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중고가 3천만 원?”… 그랜저 보러 갔다가 K9 계약한 사연

현대차 그랜저를 신차로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이 기아 K9 중고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같은 예산으로 한 체급 위의 플래그십 세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3~4년 전 6천만 원대에 팔리던 K9이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절반 이하 가격으로 떨어지면서, ‘체급 역전’이 가능해졌다.
실제 2021년형 K9 3.8 가솔린 모델은 현재 3,000만 원 초중반대에서 다수 매물이 형성돼 있다. 신차가가 6,000만 원을 훌쩍 넘었던 차량이 불과 3년 만에 절반 수준까지 하락한 셈이다. 2020년형 모델은 2,800만 원 내외, 2019년식은 주행거리에 따라 2,000만 원 초반까지 내려간 사례도 있다.

반면 신형 그랜저의 가격은 3,700만 원에서 5,000만 원 초반까지로, 옵션을 선택할 경우 5,000만 원을 쉽게 넘는다. 같은 3,000만 원대 예산을 두고 그랜저 중상위 트림을 선택할지, 한 체급 위 K9 중고를 살지 고민이 생기는 구조다.
K9의 최대 장점은 플래그십 세단답게 압도적인 차체 크기와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이다. 뒷좌석 전동 리클라이닝, 고급 가죽 마감, 정숙성 강화된 서스펜션, 그리고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등은 그랜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양이다. VIP 패키지가 적용된 차량이라면 뒷좌석 탑승 경험은 G90 못지않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가족 단위로 차량을 활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녀 통학이나 출장용으로 쓰기에도 안락하고 품격 있는 선택”이라는 반응이 많다. 6기통 자연흡기 혹은 터보 엔진에서 나오는 여유로운 출력은 고속 주행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배기량 3.3 또는 3.8리터급 엔진은 세금 부담이 높고, 연비도 복합 기준 8~9km/L 수준에 불과하다. 19~20인치 대형 휠과 고급 타이어는 유지비에 영향을 준다. 반면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있는 그랜저는 연료 효율과 보증기간, 최신 안전사양 등에서 신차로서 강점을 갖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K9의 중고가는 대형 세단 특성상 감가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현금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겐 좋은 기회”라며, “단, 중고차 상태에 따라 차량 관리 이력이나 소모품 교체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선택은 우선순위에 달렸다. 연비와 최신 사양, AS를 중시한다면 신차 그랜저가 더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예산으로 더 고급스럽고 넓은 차를 원한다면, 감가가 깊어진 K9 중고차가 ‘현명한 체급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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