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내년 1분기까지 하락장 견뎌라” 경고…뉴욕증시 하락 마감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2. 11. 22. 07: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1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 동반 하락
‘블프’ 낀 이번 주, 월가 비관론 부각

모건스탠리 “당분간 더 어려워질 듯”
골드만삭스 “내년 1분기까지 견뎌라”

테슬라↓6% · CEO바꾼 디즈니↑6%
미국 주요 국채 수익률·달러 값 상승

◆ 월가월부 ◆

※ 더 자세한 뉴욕증시 분석은 텔레그램과 유튜브 ‘매경 월가월부’로 만나요! ※
미국 추수감사절의 상징인 칠면조를 내건 지난 주말 뉴욕 맨해튼 메이시스 백화점 풍경.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 날은 최대 할인 기간 ‘블랙프라이데이’입니다. /사진=김인오 기자
이번 주는 미국 최대 쇼핑 성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주간입니다.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를 낀 주간인데요. 다만 이번 주 첫 거래일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 마감했습니다. 쇼핑 시즌 기대감보다 경기 침체 경고론이 더 부각되는 등 전반적으로 매도 심리가 더 부각되는 분위기입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21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는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각각 직전 거래일보다 0.39%, 0.13% 떨어졌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중소형주 중심’ 러셀 2000 지수도 각각 1.09%, 0.57%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77% 떨어졌습니다.

주가지수가 하루 단위로 등락을 번복하기만 하고 좀처럼 상승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매매에 나서기 보다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시점입니다.

이날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수석 주식 전략가는 “약세장이 거의 끝나가고 있지만 당분간은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S&P500 지수가 내년 1분기에 3000~3300 사이로 떨어진 차차 반등해 내년 연말 3900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 글로벌 전략가도 ‘2023년 전망: 견뎌라’는 제목의 고객 메모를 통해 연말 연시 증시 하락세가 단기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뉴욕증시가 약세장 주기(증시가 약 30% 하락한 후에 이런 분위기가 26개월간 지속되면 회복에 50개월이 걸리는 것)에 갇혀있다”면서 “내년 말 S&P 500 지수는 4000정도 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1일 디즈니와 테슬라 주가 흐름
한편 이날 관심을 끈 종목은 ‘세계 최대 콘텐츠 기업’ 디즈니(DIS)과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테슬라(TSLA) 인데요. 두 회사 주가가 정 반대로 극명하게 움직였습니다.

디즈니는 이날 주가가 6.30% 올라 1주당 97.58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1월 이후 연중 주가 변동률이 -37.75% 였던 터라 간만의 반가운 급등세인데요. 디즈니 이사회가 전날 저녁 로버트(밥) 아이거를 새 디즈니 CEO로 선임한다고 발표하면서 투자 기대감이 모인 영향입니다.

디즈니 이사회가 올해 6월까지만 해도 만장일치로 현재 밥 체펙 CEO 임기를 3년 연장하기로 했었는데 5개월 만에 해임 결정을 하고 아이거로 돌아선 이유는 디즈니의 최근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이달 디즈니가 발표한 올해 3분기(7~9월) 손실은 14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2배를 넘기면서 투자 불안감이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아이거는 2005~2020년 동안 디즈니 CEO를 지내면서 시장 점유율을 5배로 늘리고 픽사·마블·루카스필름·21세기폭스 등을 인수하면서 회사를 키워낸 적이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아이거의 귀환’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미디어·통신 부문 리서치업체 모펫네이선슨의 마이클 네이선슨 연구원은 디즈니에 대한 투자의견(시장수익률 평균→상회) 과 목표주가(1주당 100→120달러)로 높였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변화를 만든 디즈니 이사회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체펙 CEO가 온라인스트리밍(OTT) 에 집중하면서 오늘 날 현실에 맞지 않는 전략을 고집했다는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반면 JP모건의 필립 커식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디즈니 주식을 매수할 만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아이거 CEO 선임 소식 이전에 비해 주가가 8%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이므로 과도한 추격 매수는 삼가야 한다”면서 “당장 아이거가 새 비전을 보여주지 않은 상황에서 디즈니는 기존에 계획한 컴캐스트 인수에 속도를 내는 것 외에는 기존 전략에 큰 변화를 줄 것 같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이날 주가가 6.84% 떨어져 167.87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테슬라 연중 주가 변동률은 -58.03% 입니다. 월가의 차트 전문가들은 테슬라로부터 뭔가 새로운 발전적인 소식이 나오지 않는다면 회사 주가가 150달러 혹은 100달러 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고 있네요.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의 케이티 스탁튼 설립자는 “테슬라 주가가 166달러로 떨어지면 약간의 반등이 나올 수 있지만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1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22V리서치의 존 로크 기술 전략 책임자는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간다면 테슬라 주가는 100달러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물론 차트 분석은 과거의 경향을 토대로 한 작업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앞으로 주가 방향을 예상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현재 테슬라의 주가 수익률(PER)은 31배 입니다. 오는 2023년 예상 수익 대비 주가가 31배 높다는 건데요. S&P 500 상징기업들 평균 PER이 17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 주가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어있다고 볼 수 있지만 테슬라 PER만 놓고 보면 31배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최근 테슬라 주가 하락 배경을 우선 두 가지로 꼽아보면 하나는 리콜 리스크, 다른 하나는 중국 리스크입니다. 최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문제를 이유로 테슬라 전기차 32만1628대를 리콜하라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 결정은 2020~2023년형 테슬라 모델 3·모델 Y 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는 올해 현재까지를 통틀면 미국 내에서 총 400만대 정도를 리콜하는 셈입니다.

이밖에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이 자국 전기차 사용을 강조하는 데다 경제 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중국 내 테슬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테슬라가 중국 내 전기차 가격을 낮춘 것을 두고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편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주요 국채 수익률이 상승(=국채 가격 하락)했습니다.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직전 거래일보다 7bp(=0.07%p) 오른 4.41%,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오른 4.75%,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오른 3.83%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은 재무부가 3개월·2년 만기 국채를 입찰했는데 국채 가격은 오히려 하락 마감한 셈입니다. 앞서 이달 9일 10년물 국채 입찰 때에도 수요가 형편없이 적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습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올랐습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21분을 기준으로 전날보다 0.83% 오른 107.82 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에너지시장에서는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월물 가격이 전날보다 0.09% 떨어지면서 1배럴 당 80.0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