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법률문서 자동작성 서비스는 변호사법 위반 아냐" 원심 확정...서울변회 패소

한민아 기자 2026. 3. 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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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폼 홈페이지 화면 캡처.

리걸테크 플랫폼 '로폼'이 제공하는 '법률문서 자동작성 서비스'는 이용자의 작업을 도와줄 뿐 구체적인 법적 평가가 개입되지 않아 변호사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박성재(사법연수원 30기) 로폼 법률AI센터장이 서울지방변호사회(이하 서울변회)를 상대로 제기한 겸직불허 취소 청구소송에서 2월 12일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며 서울변회 측 상고를 기각했다(2025두35483). 이에 따라 서울변회가 박 센터장에게 한 겸직불허 처분은 위법하다는 원심이 확정됐다.    

변호사인 박 센터장은 2021년 9월 서울변회에 리걸테크(Legal Tech) 회사인 '로폼' 사원 겸직을 허가해 달라는 신청을 했다. '로폼'은 내용증명, 지급명령, 계약서, 고소장 등의 문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서울변회는 같은 해 11월 "로폼이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 등이 아님이 명백하므로 비변호사가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겸직허가 신청에 대해 불허 처분을 내렸다. 이에 원고는 2023년 3월 서울행정법원에 서울변회를 상대로 한 겸직불허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로폼'의 법률문서 자동작성 서비스는 변호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건에 관한 법률 관계 문서 작성 또는 그 밖의 법률사무 취급'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서울변회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보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2023구합60018).

재판부에 따르면 '사건에 관한 법률 관계 문서 작성 또는 그 밖의 법률사무 취급'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구체적・개별적인 사실관계의 파악, 그에 적용되는 법규의 내용 검토, 그에 따른 법적 추론 또는 법적 평가의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로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전에 플랫폼에 의해 마련된 프로그램에 이용자가 공란을 채우면 그 답변 내용이 수정 없이 그대로 문서에 반영되는 형태로, 이는 이용자가 작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계약서처럼 표준화된 문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라면 구체적・개별적인 사안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변회는 이에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항소기각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서울변회 측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