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SUV와 RV의 인기 상승이 주차난과 문콕 사고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주차장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만성적인 주차 부지 부족으로 인한 관계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해마다 덩치 커져가는 신차들,
주차 힘들어진다

국내 소비자들이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 이에 완성차 업체도 풀체인지 등 차량 세대가 바뀔 때 마다 경쟁적으로 더욱 크기를 키우고 있다.

특히 세단 대비 차체가 큰 SUV 및 RV 차량 판매량이 급증하며 차량 크기 인플레이션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주차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현행 주차장법에서 지정한 주차구획 규격을 넘는 차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팰리세이드, 카니발 등 전장만 5m 넘는 차량 인기 몰이 중

이미 국내 주차 문제는 포화 상태에 다다른 상황이다. 서울시가 올해 9월까지 징수한 불법주·정차 과태료만 해도 600억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차량 등록 대수 대비 주차장이 부족한 가운데 차량 크기마저 커지며 신설 주차장도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크기에 맞추기 위해 주차칸을 늘리면 그만큼 차량 수용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속적인 인기를 끄는 카니발 및 최근 많은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현대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전장만 5m가 넘는 차량으로 등장하며 그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판매량 1위를 달성한 기아 쏘렌토 등 5m에 근접한 SUV도 많아 주차장 문제가 계속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기 커진 차량 많아지면 문콕 늘어나
주차장법 개정해야하나

현재 주차장법 시행규칙에는 제 3조에서 주차장의 주차구획을 명시 중이다. 이 중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일반형(평행주차형 외) 주차칸 규격은 너비가 2.5미터 이상, 길이가 5미터 이상을 준수해야한다.

설치 하한선을 정해놓은 것이기에 이 규격을 딱 맞춰서 주차장을 만들어도 적합한 상황이다. 하지만 상기 언급한 차량들이 전폭(차량 가로 넓이)가 2m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특히 승하차를 위해 문을 열고 닫는 걸 생각하면 차량 넓이 외의 공간은 부족한 수준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운전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문콕 사고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주차장법 개정을 통해 규격을 확장하는 방법을 논할 필요가 있지만 주차 부지도 한정적인 상황이라 관계 당국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