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장미가 만든 거대한 물결이 피어난다.
천만 송이의 장미가 붉고 노랗게 피어나는 중랑장미공원은, 꽃을 보러 떠나는 여정을 굳이 교외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중랑천을 따라 조성된 이 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장미터널과 함께, 장미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도심 속 장미 정원으로 매년 수백만 명의 발걸음을 이끈다.
5.45km 이어지는 장미의 물결

중랑장미공원의 가장 큰 상징은 단연 ‘장미터널’이다. 총 5.45km에 이르는 이 터널은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며 색색의 장미로 뒤덮인다.
형형색색 장미가 길게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되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과 벤치는 방문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여유를 선물한다.
터널 속 장미는 단순한 조경을 넘어선 압도적인 스케일과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한 발 한 발 옮길수록 다른 색과 향이 펼쳐져 끊임없이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209종 세계 장미

중랑장미공원이 단순한 서울의 명소를 넘어선 이유는 그 품종의 다양성에 있다. 이곳에는 총 209종, 약 31만 주에 달하는 장미가 식재되어 있어 마치 세계 장미박람회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을 자랑한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전 세계에서 들여온 다양한 장미들은 각기 다른 색과 향, 형태로 정원을 채우며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럽의 정원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안겨주는 이 이국적인 장미길은, 서울 도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2025 중랑장미축제

매년 5월, 장미가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열리는 ‘중랑장미축제’는 서울에서 가장 로맨틱한 축제로 손꼽힌다.
2025년 축제는 5월 16일부터 24일까지 단 9일간 진행되며, 이 기간 동안 중랑천 일대는 장미빛으로 물들어 완연한 봄의 정수를 보여준다.
작년 기준 약 303만 명이 다녀간 이 축제는 그 열기만큼이나 구성이 알차다. 특히 2025년에는 ‘장미 본연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콘셉트로 기획되어, 시선을 사로잡는 퍼포먼트보다는 장미 하나하나를 느끼고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중랑장미공원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축제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도심 속 공원이자, 일상 속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입장료 없이 즐길 수 있고, 산책길과 쉼터가 잘 갖춰져 있어 잠시 들러도 충분히 꽃과 자연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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