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준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장, 박항서 넘어 독자생존할 비책은?

(사진=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 홈페이지)

내년 베트남에서 영업 3년차를 맞는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이 '독자생존'을 꾀하고 있다. 배승준 법인장(사진)이 보험업 후발주자로서 안정적인 정착을 이뤄내기 위해 차별화와 현지화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은 1992년 국내은행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은행이 쌓아온 인지도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정착이 가능했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은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모델로 기용해 특수를 누렸다. 그 덕분에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은 은행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를 적극 활용해 점유율 확장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127억원으로 전년도 40억원에 비해 87억원(217.5%) 증가했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생명보험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대면채널까지 확장, 대면과 비대면채널을 아우르는 영업채널 다각화를 통해 베트남 보험시장 내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특히 올해 8월, 베트남법인의 초기 단계부터 핵심 구성원으로 활약해 회사의 기반을 다져온 배 법인장을 2대 수장으로 임명하며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한 질적‧양적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배 법인장은 2008년부터 신한라이프에서 마케팅 전략 구축, 국제 보험시장 연구 및 개발 등 보험업 전 분야에 걸쳐 15년 넘게 경험을 쌓아온 만큼 베트남법인을 한층 성장시킬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베트남법인은 제휴 개인보험대리점의 질적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을 세우고 내년부터 전문 재무 컨설턴트 채널을 출범하고 대면채널을 구축해 유통채널을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신한라이프는 베트남법인 출범 이후 신용생명보험, 생사혼합보험 등을 비롯해 종신보험, 건강보험에 이르기까지 상품군을 지속 확대하며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 또 호치민과 하노이 지점을 운영하며 오프라인 네트워크 확장에 공을 들였다.

다만 텔레마케팅 활동 등 비대면 영업으로는 복잡한 보험 상품을 설명하고 가입을 유도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른다.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이 대면채널에 관심을 가진 이유다.

이를 위한 지원도 든든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라이프 측은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다"며 "영업채널을 점검하며 기존 텔레마케팅 채널을 공고히 하고 전속 설계사 채널 구축에 적극 돕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신한라이프에 앞서 베트남에 먼저 진출한 한국계 생명보험사의 시장 영향력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과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올해 6월 베트남 보험사 평판 조사에서 상위 10대 생명보험사에 선정된 바 있다.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올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전속 설계사 채널을 운영하며 베트남 진출 15년만에 누적 손익 흑자를 달성하는 등 꾸준히 10대 생보사 지위를 유지했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2030년 연간 세전이익 1000억원을 달성해 베트남 톱(Top)5 보험사를 목표로 하고 있어 신한라이프의 분발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배 법인장은 대리점 채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상품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고객 개인과 가족 재무 상황을 파악해 가장 적합한 재무 솔루션을 제공하며 전문성을 갖춘 차별화된 서비스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투자 연계형 보험 상품 외에 건강보험과 같은 보장성 보험 상품을 추가로 출시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늘릴 예정이다.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이 판매 중인 건강보험 상품(사진=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 홈페이지)

한편 베트남은 소득수준이 낮아 아직 보험이 완전하게 자리 잡지 않은 상태지만 빠른 경제 성장과 풍부한 인구, 높은 젊은층 비중 등에 힘입어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인구규모가 1억명에 달하고 15~64세 인구 비중(2015년 기준 70.2%)이 증가 추세로 베트남 보험시장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비중을 뜻하는 ‘보험 침투율’은 12%에 불과하나 보험 가입은 꾸준히 늘고 있다. 베트남 재무부에 따르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합한 총 납부 보험료는 2011년 36조5520억동(약 1조8280억원)에서 2020년 184조6620억동(약 9조2331억원)으로 405%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