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하한가 딛고 27% 반등…K-AAA '붉은사막'이 증명했다

붉은사막 대표이미지/사진제공=펄어비스

펄어비스가 긴 개발 끝에 좋은 성적표를 얻었다. 주가는 25일 장중 27%대 급등했다. 신작 '붉은사막(Crimson Desert)' 출시 4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300만 장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나온 다음날이었다. 출시 전날 하한가로 추락하며 시총 1조3000억원이 하루 만에 증발했던 것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일주일만에 반전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주가 흐름만큼 롤러코스터였던 한 주였다. 3월 장중 고점 6만5700원에서 메타크리틱 평점(78점) 공개 직후인 19일 29.88% 하락해 4만6000원에 마감했고, 24일에는 4만700원까지 밀렸다. 고점 대비 낙폭 38%를 기록했다. 이에 기대에 못 미친 게임이라는 꼬리표가 달리는 듯 했다.

7년 만에 받아든 성적표

붉은사막은 출시 첫날 200만장, 4일 만에 300만 장을 팔아치우며 그 꼬리표를 스스로 떼어냈다. 게임 업계에서 붉은사막 개발비를 1500억~2000억원으로 추산하며 250만~300만장을 손익분기점(BEP)으로 본 만큼, 4일 만의 BEP 돌파는 가장 먼저 우려됐던 '흥행 실패' 시나리오를 단번에 걷어냈다.

붉은사막은 2019년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뒤 7년간 개발된 펄어비스의 첫 번째 대형게임(블록버스터 AAA급)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주인공 '클리프'와 용병단 '회색갈기'가 잃어버린 고향을 되찾기 위해 광활한 파이웰 대륙을 모험한다는 서사를 담고 있다. 자체 개발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구현한 실시간 날씨 변화, 시간대별 조명, 의류 물리 연산 등은 출시 전부터 글로벌 IT 채널 디지털 파운더리로부터 "놀라운 기술적 성취"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투 역시 차별화 포인트였다. 보스전 히트박스의 정교함, 탈것이 탐험과 전투에서 동시에 기능하는 구조, 퍼즐과 전투를 잇는 '섭리의 힘' 시스템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렸다. 일부 해외 매체는 "다크소울이 오랫동안 게이머의 실력을 가늠하는 기준이었다면, 이제 그 자리를 붉은사막이 대신한다"며 만점을 부여했다.

출시 전 스팀 위시리스트 300만건 돌파, 49개국 PS 스토어 예약 1위, 스팀·에픽 베스트셀러 1위는 글로벌 시장의 기대를 보여줬다. 출시 당일 유튜브 실시간 인기 게임 1위, 트위치 동시 시청 50만명도 기록했다. 그러나 메타크리틱 78점과 함께 조작 불편, 인공지능(AI) 어셋 사용 논란이 겹치면서 스팀 이용자 평가는 첫날 '복합적(62%)'에 머물렀다. 긍정 1만6133건, 부정 1만94건의 팽팽한 대립이었다.

25일 펄어비스 주가 현황/사진=네이버증권 갈무리

발 빠른 대응으로 바꾼 여론

펄어비스의 대응은 빨랐다. 출시 당일부터 오류 공지와 피드백 접수에 나섰고, 사흘 뒤인 23일 패치를 통해 키보드·마우스 단축키 추가, 캐릭터 이동 반응성 개선, 보스 난이도 하향 등을 반영했다.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패치 당일 부정 리뷰가 185건으로 급감하면서 스팀 글로벌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올라섰고, 영어권은 '매우 긍정적'까지 상향됐다. 최고 동시 접속자 수도 출시 당일 24만명에서 주말인 22일 24만853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대부분의 게임이 출시 당일 동접 피크를 찍고 내려오는 것과 반대되는 곡선이다.

증권가도 목표가를 올렸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붉은사막 판매량 추정치를 349만장에서 526만장으로 높이고 목표주가를 4만3000원에서 5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2026년 1분기 매출액 2106억원(전년비 +151.6%), 영업이익 786억원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2022년 이후 4년간 이어진 영업손실 구간에서의 탈출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증권도 목표주가를 3만6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높였다. 다만 투자의견은 '보유'를 유지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판매량은 600만장 수준이 될 전망"이라며 은 "대작 출시라는 대형 이벤트가 소멸된 시점인 만큼 향후 실적의 실질적인 기여도와 차기작 준비 상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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