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한강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통신사, 잡지사 광고마케팅 부서까지 거치며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하지만 마음 한편엔 늘 연예인이라는 꿈이 남아 있었다.

기회는 우연한 모임에서 찾아왔다.
회식 자리에서 트로트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우던 그에게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말을 건넸고, 이승한 작곡가와의 연결로 데뷔 곡 ‘끓는다 끓어’, ‘떨려 떨려’를 얻게 된다.

그렇게 2018년, ‘한강’이라는 예명으로 첫 무대에 섰다.
사주에 ‘물’이 부족하다는 소속사 대표의 권유로 강물이 이름이 되었고, 실제로도 힘들던 시절 한강을 바라보며 마음을 추스르던 기억이 깊게 남아 있었다.

하지만 데뷔를 준비하던 3년간 앨범 사기를 당했고, 민사소송까지 이어졌다.
돈은 회수하지 못했지만, 법적으로는 승소했다. 더 마음 아팠던 건 그 돈 중 일부가 아버지가 전세 자금으로 건넨 돈이었다는 점이다.
세탁소를 운영하며 묵묵히 가족을 위해 일하던 아버지 앞에서 한강은 스스로를 자책했다.

명절에도 대구 본가에 가지 못했고, 답답한 마음에 강변을 걷다가 나쁜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삶이 무너지는 듯했지만, 그 시간을 고스란히 기록했다.
1평 남짓한 좁은 옷방에 살며 “언젠가 꼭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던 사진은 훗날 방송에서 공개되어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강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연을 통해서였다.
‘카멜레온’을 구성지게 불러 존재감을 남겼고, 무대 위에서 유연한 매력을 보여준 덕에 ‘한뤼버’(한강+러버)라는 애칭도 생겼다.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선후배들과의 끈끈한 정, 진심을 알아본 팬들의 응원은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방송 이후엔 설운도와의 인연도 화제를 모았다.
KBS ‘아침마당’에서 설운도는 “전 재산을 준다면? 한강!”이라며, 후배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임영웅은 이미 돈을 벌었잖아요. 얘는 아직 벌어야 하니까 줘야죠”

2018년 데뷔 이후, 그는 ‘KNN 골든마이크’, ‘트롯전국체전’, ‘불타는 트롯맨’ 등 다양한 무대에서 자신만의 색을 보여줬다.
‘청정 일급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깨끗한 이미지와 진심 어린 노래는 서서히 사람들의 귀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2023년, 데뷔 5년 만에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게 된다. 자작곡부터 퓨전 트로트, 발라드까지 총 14곡이 수록된 앨범은 그가 걸어온 시간을 압축한 듯한 결과물이다.
앨범 발매를 기념해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첫 단독 콘서트도 개최했다.
고향에서, 가족과 팬 앞에서 자신의 음악을 직접 들려줄 수 있다는 건 그에겐 하나의 결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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