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회사가 전기차를 버리는 이유

글 | 유일한 기자

최근 미국의 대형 렌터카 회사인 허츠(Hertz)가 충격적인 별표를 했다. 허츠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기 렌터카 중에서 약 1/3에 해당하는 2만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는데, 1년 동안 전기 렌터카를 운영하면서 수리 및 서비스 비용이 일반 엔진차보다 더 높았다고 한다. 허츠의 CEO인 스티븐 셰르(Steven Scherr)는 전기 렌터카 중 테슬라의 모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테슬라가 판매 가격을 인하하면서 중고차 가치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고차 가격은 아무래도 좋을 것이다. 판매하지 않는다면 가치가 그렇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테슬라는 교체할 수 있는 부품을 판매하면서도 다른 자동차 회사들처럼 '대량 구매 시 할인'등을 제공하지 않아 수리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허츠 CEO는 "테슬라가 렌터카 회사 경쟁에 처음 참여하면서 시장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협력 자체가 어려웠다"라고 덧붙였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다.

전기차의 수리 비용이 비쌀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이 전기차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전기차 시장은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2023년 12월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약 9.8%를 전기차가 차지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전기차의 수리 비용이 비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전기차는 엔진이 없으므로 엔진오일 교환이나 플러그 교체 등이 필요 없다. 그러나 서스펜션, 브레이크, 차체 등 다수의 부품은 기존 자동차와 동일하다. 와이퍼 워셔액을 보충하고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

전기차가 엔진차보다 수명이 길다는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전기차도 소모품이기 때문에 구성 부품이 마모되기도 하며, 수리가 필요할 때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 전문가는 "전기차가 이동거리 면에서 긴 수명을 갖는 것은 사실이며 수리 빈도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수리 비용은 상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허츠가 전기차를 판매하는 이유도 수리 비용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명한 켈리 블루 북(Kelley Blue Book)에 따르면, 5년 동안 전기차를 소유할 때의 유지비용은 4,246 달러로 엔진 자동차의 비용은 4,583 달러보다는 낮다. 그러나 엔진 자동차의 평균 수리 비용이 1,695 달러인 것에 비해 전기차의 수리 비용은 1,712 달러로 전기차가 약간 더 높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나 구동과 관련된 부품이 망가지면 부분적으로 수리하는 것보다는 통째로 교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타이어를 많이 사용하는 전기차

현재의 전기차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다 보니 일반 엔진차보다 무겁다. 그래서 전기차의 타이어는 일반적인 타이어와 달리 무게를 견딜 수 있어야 하며, 출발 때부터 걸리는 강력한 힘을 견뎌야 한다. 그리고 소음도 줄여야 한다. 결국 일반 엔진차보다 타이어 마모도가 더 높으며, 만약 가속을 즐긴다면 교체 주기가 빨라질 수도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중고 전기차라면, 배터리 수명과 관련된 부분도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해서 부품을 통째로 교환하는 것보다 필요한 부분만을 교체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과연 언제쯤 전기차를 걱정 없이 편하게 탈 수 있게 될까? 적어도 빠른 시일 내에 실현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