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식초 쓰지 마세요… 빨래 쉰내, 건조기 돌려도 안 빠지는 진짜 이유

식초 넣고 돌렸는데 냄새 그대로… 빨래 쉰내 해결법 따로 있어
젖은 빨래에 탄산소다를 넣는 모습.

여름철에는 빨래를 바로 말렸는데도 빨래에서 쉰내가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건조기를 돌려도, 햇볕에 널어도 냄새가 남는다. 특히 실내 건조가 잦은 환경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냄새의 원인은 단순한 세탁 불량이 아니라 세균이다.

지난달 24일 유튜브 채널 ‘세탁설’에서는 고려대학교 화학과 이광렬 교수와 함께 빨래 냄새의 원인과 정확한 제거 방법을 소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식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잘못된 방식일 수 있다.

냄새 유발 물질은 유기산, 살균보다 중화가 우선

세탁기에 넣은 빨래의 모습.

빨래에서 나는 쉰내의 정체는 ‘4-methyl-3-hexenoic acid’라는 유기산이다. 이 물질을 만들어내는 주범은 ‘모락셀라 오슬로엔시스(Moraxella osloensis)’라는 세균이다. 피부에도 서식하며, 수분이 많은 수건이나 젖은 옷, 세탁기 내부에서 잘 번식한다. 건조기를 돌리거나 햇볕에 말려도 이 균은 쉽게 죽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쉰내 제거를 위해 식초를 사용하는데,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식초는 약한 산성 살균 작용이 있으나, 세탁기 안에서 물에 희석된 상태로는 효과가 거의 없다. 냄새를 일시적으로 가리는 효과만 있을 뿐, 냄새 원인 물질을 없애지 못한다.

빨래에 식초를 넣는 모습.

빨래 쉰내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유기산 자체를 중화시켜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산성이 아니라 알칼리성 성분이다. 대표적으로 워싱소다(탄산나트륨)가 있다. 유기산과 반응해 비누화되며 냄새를 분해하고 씻어낸다.

과탄산소다로 중화, 과산화수소로 살균까지

젖은 빨래에 탄산소다를 넣는 모습.

냄새가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과탄산소다만으로도 충분하다. 과탄산소다는 워싱소다에 과산화수소 성분이 포함된 형태로, 세정력과 살균력을 동시에 갖춘다. 빨래 전에 과탄산소다에 30분 정도 담가두는 방법이 특히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쉰내가 심한 수건이라면 과산화수소(3%)나 묽은 락스를 사용할 수 있다. 락스는 표백 작용이 강해 흰 옷에만 써야 하고, 색깔 있는 옷에는 과산화수소를 쓰는 것이 좋다. 선처리 후 일반 세탁을 하면 세균 제거가 가능하다.

소주나 구연산 등은 농도가 낮고 살균력이 부족해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 이광렬 교수는 “식초 한 컵으로는 세균을 거의 죽이지 못한다. 냄새가 심할수록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내 건조 환경이 세균 번식에 유리

건조기에 돌린 빨래.

실내에서 빨래를 말릴 경우 건조 속도가 느려지고 습기가 오래 남는다. 이 과정에서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진다. 특히 땀이 많이 밴 수건이나 운동복은 세균의 먹이가 되어 냄새를 더 쉽게 만든다.

이때 워싱소다를 활용하면 유기산 생성을 줄일 수 있다. 빨래하기 전 간단히 헹구거나 담가두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실내 건조가 잦은 경우엔 이 과정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햇볕에 말리는 것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되지만, 모락셀라 균은 자외선에도 강하다. 옷 전체가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으면 완전히 제거되기 어렵다. 가능하면 앞뒤로 뒤집어 말리는 것이 좋고, 햇볕이 강한 날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세탁기 내부 오염도 냄새 원인… 정기적 청소가 중요

세탁기 자료사진.

수건 자체는 깨끗해도 세탁기 내부가 오염돼 있으면 세균이 빨래에 옮겨붙을 수 있다. 특히 세탁 후 옷을 젖은 상태로 세탁기 안에 오래 두는 경우 문제가 된다. 세탁기 도어 고무패킹, 세제 투입구, 드럼 안쪽 등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곳이다.

이런 오염을 방지하려면 세탁기 내부를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고온 살균 코스를 활용하거나 세탁조 클리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세탁 후 도어를 열어 환기를 시키고, 내부를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빨래 쉰내'를 없애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과탄산소다를 활용한 선처리 세탁
2. 냄새가 심한 경우 3% 과산화수소로 소독
3. 세탁기 내부는 주기적으로 청소
4. 실내 건조 전 워싱소다로 선처리 후 건조
5. 락스는 흰옷에만 제한적으로 사용

소주, 식초, 구연산을 이용한 민간요법은 실질적인 살균 효과가 없거나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 냄새를 없애려면 덮는 방식이 아니라,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모락셀라 균은 일반적인 세탁 방식으로는 쉽게 제거되지 않으며, 적절한 세정과 살균 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Copyright © 헬스코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