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하루 전, 오토바이를 탔다가….”

데뷔 전부터 남다른 에피소드로 신문에 이름을 올렸던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은교, 그리고 헤어질 결심으로 칸까지 밟은 배우 박해일입니다.

1994년 11월, 고3이었던 그는 친구의 오토바이를 축하삼아 함께 시승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무릎뼈가 부서지고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는 수술이 필요하니 수능은 포기하라고 말했지만, 박해일은 “손과 눈은 멀쩡하잖아요”라며 끝내 시험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다리를 석고로 고정한 채 양호실에서 환자복을 입고 수능을 본 이야기는 다음날 일간지에 실렸고, 이름은 ‘박일해’로 오기되었죠. 이미 그의 뚝심은 그때부터 남달랐습니다. 이후 그는 대학 진학에 성공했고, 연극으로 시작해 지금의 명품 배우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뚝심은 사랑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무명 시절, 월급 5만 원이던 시절에도 그를 믿고 함께 해준 방송작가 여자친구. 그녀가 바로 지금의 아내입니다. 박해일은 첫 영화 출연료로 14K 커플링을 맞춰 그녀와 나눠 끼고, 방송에서도 “일반인 여자친구 있다”고 당당히 말할 정도로 사랑에 솔직했죠.

연기와 사랑 모두 초심을 지키며 한 길을 걸어온 배우 박해일.
수능 전날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고도 시험장을 찾았던 그날의 그가, 오늘날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결국, 배우 박해일은 고통도 사랑도 다 작품처럼 진심으로 마주한 사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