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걸고 다니는 데 부담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 'EOS R50(이하 R50)'을 선택할 이유는 충분하다. 물론 스마트폰과 비교해 높은 수준의 사진 · 영상을 찍기 위한 카메라의 필수 기능도 모두 갖췄다.
이제 막 스마트폰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활용해보려는 예비 크리에이터라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훗날 R50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날이 온다면 그때가 바로 중급자용으로 나아갈 타이밍이라고 여기면 된다.

캐논의 R50 소개 영상은 "작고 가볍다(Compact and lightweight), 더 쉽게 더 아름답게(More easily, More beautifully)"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직접 써보니 이러한 문구를 앞세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R50은 다른 무엇보다 휴대성과 사용성에서 확실한 강점을 가진 카메라였다.
전체 크기는 116.3(가로 폭) x 68.8(세로 폭) x 85.5mm(높이)로 일반 성인 남성이 쥐면 작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무게는 약 375g으로 일반 스마트폰보다 150g 정도 더 나간다. 스마트폰에 삼겹살 1인분 얹었다고 보면 된다.
미러리스 카메라 중에서도 작고 가벼운 편이다. 그래서 휴대성이 매우 높다. 웬만한 가방에는 넣는 데 어려움이 없고 목에 걸거나 손에 들어도 불편하지 않다. 카메라를 목에 건 채 출퇴근길 지하철을 이용했는데도 괜찮았다. 더 나은 사진과 영상을 위해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점은 알지만 그것을 별도로 챙기는 데 부담이 있었다면 긍정적으로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다.

R50의 UI(사용자 환경)나 기능을 살펴보면 이 기종이 카메라 입문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우선 촬영 모드 다이얼을 돌리면 각각에 대한 설명이 화면에 표시된다. 예컨대 '동영상 자동 노출' 모드로 설정하면 "셔터속도/조리개값이 자동으로 설정되는 동영상 모드"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클로즈업 데모 동영상' 모드로 바꾸면 "시연, 제품 리뷰 또는 유사한 상황에 적용"이라며 용례를 들어준다.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거나 별도 설명문이 없어도 금세 사용법을 파악할 수 있다.

AF(자동초점) 성능 또한 훌륭하다. AF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사람의 얼굴뿐만 아니라 눈동자, 옆모습, 뒷모습은 물론 동물의 눈, 얼굴, 몸까지도 감지한다. 사람, 동물, 자동차 등 다양한 촬영대상을 분별해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실제로 R50으로 촬영하면서 초점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카메라가 보정도 해준다. 여러 장을 연속으로 찍어 합성해주는 '어드밴스드 A+' 기능을 사용하면 촬영 단계에서 명암이나 노출, 역광 등을 자동으로 잡아준다. 이 기능을 쓰면 삼각대가 없더라도 일정 수준의 야경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렇게 쉽게 찍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하이브리드 오토 모드도 활용할 만하다. 아이폰의 라이브 포토와 비슷한 기능으로 사진 촬영 직전 몇 초를 영상으로 함께 기록한다. 같은 날짜에 찍은 하이브리드 오토 촬영본을 카메라에서 자동으로 이어 붙여 주는데, 이것만 잘 다듬어도 간단한 브이로그를 만들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R50은 영상 촬영 시 흔들림을 줄여주는 '동영상 IS 모드(디지털 손떨림 방지 모드)'를 지원한다. 다만 디지털 손떨림 방지 기능의 특성상 촬영 영역이 좁아지고 그만큼 이미지가 확대되기 때문에 화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크기가 작다는 것은 휴대성 측면에서 강점을 갖지만 동시에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했듯 일반 성인 남성이 주 카메라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불편하다. 또 촬영 중간에 셔터스피드나 조리개, ISO 등을 조절할 때 쓸 수 있는 버튼이나 다이얼도 최소한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물론 직접 조절하지 않아도 어드밴스드 A+를 비롯한 여러 기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입문자가 사용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R50은 이달 21일 정식 출시됐으며 가격은 △EOS R50 보디(body) 102만 9000원 △EOS R50 18-45mm 번들 키트 119만 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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