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 대내외 악재 뚫고 '분기 최대 매출'… 프리미엄 전략 통했다

[더구루=김예지 기자] 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중동발 물류 대란과 인도 현지 노동법 개정 등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도 프리미엄 가전 전략과 탄탄한 공급망을 앞세워 실적 돌파구를 마련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성으로 연간 순이익이 20% 이상 뒷걸음질 치는 등 수익성 방어에는 과제를 남겼지만 고수익 제품군이 확실한 매출 버팀목이 됐다.
22일 LG전자 인도법인의 2026 회계연도 4분기(1~3월)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805억 3500만 루피(약 1조 2700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 비용 부담과 환율 악화의 영향으로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2% 감소한 69억 2700만 루피(약 1086억원)에 그쳤다.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 역시 94억 5000만 루피(약 1400억원)로 집계돼 전년 동기 이익인 104억 8000만 루피(약 1600억원)보다 다소 위축됐다.
1년 누적 성적표를 살펴보면 인플레이션과 거시경제적 도전 과제가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연간 총매출은 2460억 4900만 루피(약 3조 8000억원)로 전년 대비 소폭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연간 순이익은 168억 5100만 루피(약 2600억원)로 전년 대비 23.5%나 급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 인도 정부가 공표한 새 노동법 도입에 따라 퇴직금 및 보상 휴가 관련 인건비 충당금 약 1억 2450만 루피(약 19억 5000만원)가 추가로 반영된 점이 연간 수익성을 끌어내린 주요 내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마진 압박 속에서도 매출 방어를 이끈 구원투수는 단연 프리미엄 제품군이었다. 인도 내 광범위한 수요 회복 흐름 속에 △대형 패널 TV △프렌치도어 냉장고 △드럼 세탁기 △프리미엄 5성급 에어컨 등이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성장을 주도했다. 사업부별로도 에어컨을 포함한 생활가전(H&A) 부문이 4분기 651억 6200만 루피(약 1조 200억원)의 매출을 책임졌고, TV 등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이 153억 7200만 루피(약 2400억원)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LG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 리스크와 원가 압박을 '현지화(Localisation)' 전략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제이 치트카라 인도법인 공동 영업·마케팅 책임자(CSMO)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원자재가와 환율, 소비 심리에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완전히 현지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도법인은 현재 제품의 95%를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고 원자재의 56%를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 부품인 에어컨 컴프레서 자체 생산량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도법인은 향후 2~3개월 내에 대량 보관용 상부 개폐식 냉동고 등 신규 라인업을 도입하고, 현재 전체 매출의 6% 수준인 수출 비중을 끌어올려 차기 회계연도(FY27)에는 10%대 중반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전홍주 LG전자 인도법인장(전무)은 "복잡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우리는 고객 중심의 기민한 움직임으로 성장에 집중해 왔다"라며 "거시경제적 도전 과제들을 정교한 조치와 프리미엄화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헤쳐 나가 인도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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