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홍명보 감독 선임, 규정 어겨…계약 무효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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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를 감사한 결과, 홍명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내부 규정 및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할 때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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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전 감독 때도 ‘전강위 패스’ 선임 문제”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를 감사한 결과, 홍명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내부 규정 및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할 때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홍 감독을 선임한 절차인 이사회 '서면 결의'가 감독 내정·발표 후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앞서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이끌던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홍명보를 1순위로 한 최종 감독 후보군을 추린 뒤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자 이 이사가 이후 선임 작업을 주도했다.
이에 문체부는 "축구협회는 정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해당 역할을 이 이사에게 맡긴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감사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이와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 권한이 있었다는 축구협회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명보는 '불공정 면접'…클린스만은 '전강위 패스'
문체부는 이 이사와 홍 감독의 이른바 '심야 회동'에 대해서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면접"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거스 포예트와 다비드 바그너 등 2명의 외국인 감독 후보자와 해외에서 면접한 뒤 귀국해 홍 감독을 만났고, 이후 홍 감독을 1순위로 보고했다.
이에 문체부는 이 이사가 다른 두 외국인 감독과는 달리 홍 감독과의 면접 과정에서 △사전 인터뷰 질문지 없이 △참관인 없이 기술총괄이사 단독으로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 요청했다고 꼬집었다.
홍 감독의 선임을 확정하는 이사회의 결의도 사실상 요식행위였다고 지적했다. 협회 규정상 감독은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돼 있는데, 협회는 당시 '서면 결의'를 통해 홍 감독 선임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이사가 정식 이사회에 회부 요청을 하거나 서면결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등 이사회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문체부는 밝혔다.
이 같은 절차 위반 문제는 전임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의 기능이 무력화된 상태에서 전임 클린스만 감독 선임이 이뤄지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파악했다. 특히 전강위가 채 구성되기도 전에 감독 후보자 명단이 작성되고, 클린스만 감독과의 계약 체결을 전강위원들에게 사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협회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선임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다"면서도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한 뒤 지난 7월 홍 감독을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홍 감독이 타 후보자들과 다른 절차를 거쳐 선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문체부는 7월 말부터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겠다며 검사를 벌여왔다. 문체부는 오는 10월 말 최종 감사 결과를 반영해 처분 수위를 결정한 뒤 축구협회에 감사 결과 처분 요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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