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홍명보 감독 선임, 규정 어겨…계약 무효는 어렵다”

강윤서 기자 2024. 10. 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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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를 감사한 결과, 홍명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내부 규정 및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할 때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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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결과 중간발표 “권한없는 이임생, 홍명보와 불공정 면접”
“클린스만 전 감독 때도 ‘전강위 패스’ 선임 문제”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에 나설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를 감사한 결과, 홍명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내부 규정 및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할 때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홍 감독을 선임한 절차인 이사회 '서면 결의'가 감독 내정·발표 후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앞서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이끌던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홍명보를 1순위로 한 최종 감독 후보군을 추린 뒤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자 이 이사가 이후 선임 작업을 주도했다.

이에 문체부는 "축구협회는 정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해당 역할을 이 이사에게 맡긴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감사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이와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 권한이 있었다는 축구협회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명보는 '불공정 면접'…클린스만은 '전강위 패스'

문체부는 이 이사와 홍 감독의 이른바 '심야 회동'에 대해서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면접"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거스 포예트와 다비드 바그너 등 2명의 외국인 감독 후보자와 해외에서 면접한 뒤 귀국해 홍 감독을 만났고, 이후 홍 감독을 1순위로 보고했다.

이에 문체부는 이 이사가 다른 두 외국인 감독과는 달리 홍 감독과의 면접 과정에서 △사전 인터뷰 질문지 없이 △참관인 없이 기술총괄이사 단독으로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 요청했다고 꼬집었다.

홍 감독의 선임을 확정하는 이사회의 결의도 사실상 요식행위였다고 지적했다. 협회 규정상 감독은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돼 있는데, 협회는 당시 '서면 결의'를 통해 홍 감독 선임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이사가 정식 이사회에 회부 요청을 하거나 서면결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등 이사회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문체부는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절차 위반 문제는 전임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의 기능이 무력화된 상태에서 전임 클린스만 감독 선임이 이뤄지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파악했다. 특히 전강위가 채 구성되기도 전에 감독 후보자 명단이 작성되고, 클린스만 감독과의 계약 체결을 전강위원들에게 사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협회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선임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다"면서도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한 뒤 지난 7월 홍 감독을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홍 감독이 타 후보자들과 다른 절차를 거쳐 선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문체부는 7월 말부터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겠다며 검사를 벌여왔다. 문체부는 오는 10월 말 최종 감사 결과를 반영해 처분 수위를 결정한 뒤 축구협회에 감사 결과 처분 요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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