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조회수 2022. 12. 21. 10: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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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제시카 노델이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여러 언론사와 잡지사에 다양한 기사 아이디어를 보낸 적이 있다.
하지만 어떤 곳에서도 회신이 오지 않았다.

낙담한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의 시도를 더 해보기로 했다.

새 이메일 주소를 만들고 제시카라는 나의 이름 대신
J.D.라는 남자 이름으로 기삿거리를 보냈다.

놀랍게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제시카라는 사람은 똑같은 기삿거리를 전달하기 위해 몇 달 동안 애썼는데
J.D.는 몇 시간 만에 성공한 것이다.

그 기삿거리는 나의 커리어의 출발점이 되었고,
J.D로서 나는 성공했고 더 자유로워졌다.

제시카일 때와는 다르게 더 솔직하고 변명하는 태도 없이 사람들을 대할 수 있었다.

성별에 대한 편향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 편향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것이다.


이것은 놀랍게도 저널리스트이자, 『편향의 종말』의 저자
제시카 노델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다.

『편향의 종말』의 저자 제시카 노델

남자냐 여자냐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당신이 대학원에 다닐 예정인데, 인도인이나 중국인이나 라틴계, 흑인, 여성처럼 들리는 이름을 사용한다면 브래드 앤더슨이라는 사람일 경우에 비해 교수들에게 좋은 얘기를 들을 가능성이 더 낮다.

✔여러분이 동성 커플이라면 이성 커플에 비해 주택 대출을 거부당할 확률이 더 높다.

✔범죄 경력이 있는 백인 취업 준비생은 범죄 경력이 있는 흑인 취업 준비생에 비해, 심지어 그런 경력이 없는 흑인 응시자에 비해서도 2차 면접을 치를 확률이 더 높다.

이런 목록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라틴계나 흑인 환자는 백인 환자보다 아편계 진통제를 처방받을 기회가 더 적다. 흑인이라면 장기치료가 필요한 외상을 입거나 수술을 받은 뒤라도 그런 진통제를 쉽게 처방받지 못한다.

✔비만 아동은 날씬한 학생보다 교사로부터 학업 능력을 의심받을 확률이 더 높다.

✔당신이 취미와 활동으로 보아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짐작될 경우, 빈곤한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보다 로펌에서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더 높다. 여성은 여기에서 제외되는데, 부유한 남성에 비해 헌신적이지 않을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흑인 학생은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백인 학생보다 문제학생이라는 의심을 더 많이 받는다.

✔아나운서는 피부색이 밝은 농구선수에 대해서는 그들의 심리 상태에 관련된 발언을 더 많이 하고, 피부색이 짙은 선수에 대해서는 신체에 관련된 발언을 더 많이 할 것이다.

✔여성들이 말하는 의학적 징후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확률이 낮다.

✔실험실에서 연구할 일자리를 찾는 여성이라면 똑같은 이력서를 낸 남성보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또는 더 적은 보수를 받아 마땅하다고 간주된다.

✔한 고전적 연구에서는 학계에서 교수직을 따내려 할 때, 여성이 남성과 같은 정도로 유능함을 인정받으려면 생산력을 2배 반 높여야 함이 밝혀졌다.


노골적으로 누군가를 배제하고 혐오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에 대해 ‘공정한 마음’을 지녔다고 확신하고 있을 것이고 의도적으로 편견과 차별을 행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는 누구나 무의식중에 편향(bias)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만나는 경계에서는 편향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차별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도,
무의식적 편향은 우리의 행동과 말에 스며들어
이내 차별과 혐오로 바뀐다.

우리가 살면서 만날 확률이 희박한 소수의 악인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만나고 함께 일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이 차별과 혐오를 하는 것이다.

편향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 눈앞에 있는 사람을 인간 그 자체로 볼 수 없게 한다.
우리가 속한 문화가 믿는 것, 기대치, 통계, 가치관을 토대로 사람을 판단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편향은 영혼에 가해지는 일종의 폭력과 같다.

한 사람의 물질적인 여건, 선택, 가능성에 대한 공격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자아감에 대한 공격이기도 한 것이다.

1954년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판례의 증거로 사용된 아래 연구를 살펴보자.

심리학자 매미와 케네스 클라크Mamie & KennethClark는 흑인 아이들에게 흑인이나 백인으로 보이는 인형을 보여주었다. 어느 것이 예쁘거나 멋진 인형인지 말해보라고 주문하자 아이들은 거의 모두가 백인 인형을 골랐다. 어느 인형이 ‘나쁘게 보이는지’ 지적하라고 하자 그들은 흑인 인형을 골랐다. 그런 다음 어느 인형이 본인처럼 보이는지 묻자 아이들은 흑인 인형을 골랐다. 몇 명은 기분이 너무 나빠져서 울거나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 연구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자료를 발표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러한 인종적 편향을 포함하여, 우리 안의 편향은 더욱 교활해지고 알아보기 힘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이런 편향은 차별 당하는 사람의 내면적 경험을 강력하게 바꿔놓는다. 너무 심하게 자신의 일부가 되어서 차별과 억압이라고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말이다.


당신은 한 번도 차별 당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혹은 한 번도 타인을 차별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감정이 그 사람의 무의식에 깊이 잠복해 있고 예속되어 있어 그 존재조차 모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적절한 자극이 가해지면 그것은 전면에 나설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듣는 것이 정의의 소리라고 믿지만 기만당하고 있다. 사실 그것은 편견으로, 그가 모든 정의와 공정성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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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올리브 스미스(미네소타주 최초의 흑인 여성 변호사)

과연 당신은, 지금 편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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