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많으니 좀 쉬라니까".. 42세 노경은, 아직도 잘하는 이유 있었다

"무조건 이틀을 쉬어라"라고 했지만 노경은은 고개를 젓는다. 이숭용 SSG 감독은 이미 포기한 듯 웃음만 지을 뿐이다. 2026 WBC에서 한국 야구의 8강 진출을 이끈 42세 베테랑 투수 노경은이 또다시 자신만의 철학을 고집하고 있다.

호주전에서 선발 손주영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긴급 투입된 노경은은 2이닝 무실점 호투로 한국의 7-2 승리를 견인했다. 17년 만의 8강 진출이라는 쾌거 뒤에는 이런 베테랑의 든든함이 있었다.

나이 든 선수의 고집스러운 프로 정신

전세기 지연으로 16일 새벽에야 귀국한 선수들의 피로도를 걱정한 이숭용 감독은 노경은과 조병현에게 강제 휴식을 지시했다. 하지만 노경은의 답변은 단호했다. "쉬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은이에게 '네가 안 쉬면 병현이도 못 쉰다'고 했는데도 말을 안 듣더라"며 이 감독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비행기 시간까지 합치면 사실상 3일간의 휴식인데, 노경은은 몸이 다 올라온 상태에서 너무 오래 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게 감독의 분석이다.

KBO 최고령 홀드왕의 자기 관리법

노경은은 현재 KBO 리그 현역 최고령 투수다. 2024시즌 홀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KBO 최고령 홀드왕 기록을 경신했고, 2025시즌에도 35홀드로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다. 1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 자리까지 가는 거예요"라고 감탄한 이숭용 감독은 노경은의 철저한 자기 관리를 높이 평가했다. 본인의 컨디션을 가장 잘 아는 것이 바로 좋은 선수가 되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감독이 쉬라고 해도 무조건 나올 것이라는 예상대로, 노경은은 자신만의 루틴을 고집하고 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대표팀 핵심 멤버로 활약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프로 정신에 있다.

이숭용 감독도 결국 선수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든 무엇을 하든 네가 알아서 하라"며 노경은의 판단을 믿기로 한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이보다 더 적절할 수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