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프' 프랑스가 모로코 이변을 끝장 낼 이유!

[이종석의 해외축구 전술 노트]-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에서 성사된 최고 이변의 주인공 모로코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의 치열할 식민 지배 국가-식민 지배를 당한 국가의 라이벌 매치업, 어느 때보다도 뜨거울 맞대결을 앞두고 당신이 알아야할 모든 전술적 포인트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프리뷰하다.

"레블뢰 군단과 아틀라스의 사자들 간의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

조별 예선에서부터 지난 대회 4강 진출팀들인 크로아티아와 벨기에를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었던 모로코는 이어서 만난 스페인과 포르투갈까지도 각각 16강과 8강에서 물리치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4강 진출팀이 되었고 이제 결승 진출을 놓고 지난 대회 우승 팀 프랑스와 맞붙게 된다.

50여 년의 기간 동안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었던 모로코인 만큼 프랑스와의 4강전을 앞둔 현재 어느 때보다도 동기 부여가 강하게 되어있을 것으로 보이며 프랑스 역시도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이겨내고 60여 년만의 월드컵 2연패 달성에(1958-1962 브라질 대표팀 연속 우승) 굉장히 가까이 다가선 만큼 동기는 충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글에서는 양 팀의 성향 및 전술과 주목해서 볼만한 포인트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맞붙는 프랑스와 모로코, 프랑스가 모로코를 20세기에 식민지배했던 역사가 있기 때문에 특히 모로코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남다를 것으로 보이며 프랑스 역시도 60여 년만의 월드컵 2연패라는 역사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경기는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출처 FIFA 월드컵 공식 인스타그램).

양 팀 역대 A 매치 전적
3승 2무 프랑스 우세


예상 포메이션

프랑스 4-2-3-1(4-3-3) vs 모로코 4-3-3 (4-1-4-1)

양 팀 모두 이변이 없는 한 자신들이 이번 대회 내내 사용해왔던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포메이션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프랑스의 경우에는 선수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고 의도적으로 비대칭적인 형태를 만드는 만큼 경기 내내 다양한 형태로 선수들이 포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모로코는 부상 이탈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이전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표기와는 다르게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경기의 많은 구간에서 4-1-4-1 포메이션을 유지하겠지만 특히 상대 후방 빌드업을 견제할 때만큼은 4-3-2-1에 가까운 배치 형태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프랑스가 조별 예선은 물론이고 16강과 8강 경기에서도 사용했던 4-2-3-1 포메이션, 주전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던 튀니지 전을 제외하고 그들은 항상 4-2-3-1/4-3-3/4-4-2 배치를 한 경기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는 비대칭 포메이션을 사용해왔으며 결과도 좋았던 만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급진적인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출처: SBS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 화면).

4-3-3과 4-1-4-1은 거의 유사한 포메이션이며 이들과 4-2-3-1 포메이션은 상성보다는 균형 구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모로코식 4-3-2-1의 특성상 이들 포메이션과도 상성 구도보다는 균형 구도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모로코가 4-1-4-1의 중앙 미드필더들을 2선으로 전진시키고 당연히 중앙보다 측면 수비에 능한 양 쪽 윙어들이 3선으로 내리면서 4-3-2-1 포진을 만들기에 측면 수비에서도 약점을 노출하기 않기 때문이다.

모로코 선수들이 매 경기 보여주고 있는 기본적인 포진 형태. 전형적인 4-1-4-1 형태로 거의 비슷한 포메이션인 4-3-3에 비해서 공격 작업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수비, 특히 경기장 중간 미드필더 구역을 매우 안정적으로 수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출처: SBS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 화면).

양 팀 성향

이번 대회 출전 팀들 가운데 점유율 최하위권인 모로코는(32%) 물론이고 프랑스 역시도 강팀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점유율이 높은 편이 아니며(55%) 양 팀 모두 공을 오랜 시간 소유하면서 공격을 진행할 때보다 역습 상황과 같이 순식간에 전개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공격을 진행할 때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했다.

이렇게 역습 상황에서 양 팀 모두 위협적인 장면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었던 비결은 원터치 패스를 통한 연계와 드리블에 굉장히 능하다는 것이지만(드리블 성공 횟수 프랑스 41회-모로코 36회 대회 참가 팀들 가운데 1위-공동 2위/드리블 성공률 44%-42% 참기 팀들 중 상위권-중상위권) 모로코의 경우 내려서서 수비에 집중하는 팀의 특성상 수비 지역-중원 지역에서 뛰어난 원터치 패스 연계 장면이 자주 연출되고 프랑스의 경우에는 그리즈만이 중심이 되어서 중원-파이널 서드 지역에서의 원터치 패스 연계에서 인상적인 장면들을 자주 만들어내는 등의 차이는 나타나고 있다.

8강 잉글랜드전 중원 지역에서 나왔던 그리즈만과 뎀벨레의 원터치 2대 1패스 장면, 두 선수의 간결한 원터치 패스를 통해서 뎀벨레는 측면의 공간을 파고들면서 프랑스의 공격 전개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고 결국 이 상황은 뎀벨레의 드리블 이후 크로스를 통한 프랑스의 유효 슈팅까지 이어졌다(출처: SBS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 화면).

정상적인 1 대 1 대결 구도를 성립시키지 않는 음바페의 존재와 더불어서 보다 창의적으로 공격을 진행하고 뛰어난 조직력보다는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수비를 진행하는 프랑스이기에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활동 반경을 넓게 가져가며 왼쪽 측면 선수들은 전진하고 오른쪽 측면 선수들은 내려서서 플레이를 주로 진행하며 공격할 때와 수비할 때를 가리지 않고 비대칭성이 나타나지만 모로코의 경우에는 공격할 때와 수비할 때 모두 비대칭적으로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장면이 많지 않다.

다만 대칭성 비대칭성과는 별개로 모로코 역시도 앞서서 언급했던 4-1-4-1에서 4-3-2-1로 전환되는 것과 같이 수비에서 특히 미드필더들이 활동 반경을 넓게 가져가는 것은 물론이고 스피드가 매우 빠르고 공격력이 훌륭한 오른쪽 풀백 하키미의 전진을 위해서 지예시가 중원으로 들어오면서 공간을 열어주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하키미가 전진하면서 중원 싸움에 힘을 보태주는 것과 같은 유기적인 움직임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장면에서 모로코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지예시가 중원으로 들어와서 빌드업에 관여하는 사이에 그 공간으로 하키미를 전진시키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줬고 결과적으로 하키미는 이 공격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지예시로부터 시작된 롱패스 이후 크로스 상황에서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을 올리며 포르투갈을 상대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리할 수 있었다(출처: SBS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 화면).

한편, 양 팀 모두 역습이 실패한 이후 수비 진영으로 제 때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나 상대의 후방 빌드업이 전방 압박이 매우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만큼 허술한 상황 혹은 종종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줄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는 영리하게 전방 압박을 펼치는 것과는 별개로 전방 압박을 항상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팀들은 아니며 이는 양 팀 모두 상대 위험지역에서 만들어낸 턴오버가 8강 진출 팀들 중에서 가장 적다는 부분에서도 알 수 있다(프랑스 31회-모로코 27회).

실제로 특히 모로코는 중원 지역과 어태킹 써드(파이널 써드) 지역에서 대회 참가 팀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에 해당하는 상대 팀의 터치를 허용하면서도(각각 2516회/893회) 8강 진출 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상대 팀의 페널티 에어리어 및 디펜시브 써드 지역에서의 터치 수를 기록했을 정도로(각각 198회와 827회) 상대 팀들이 후방 빌드업을 길게 진행할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내려서서 수비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빈번했고 프랑스 역시도 대승을 거둔 호주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턴오버를 자신들의 진영에서 만들어내는 모습이 나타났기에 이 경기에서 양 팀의 전방 압박은 크게 경기 구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요소라고 생각된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프랑스 선수들이 상대의 턴오버를 이끌어낸 지점들의 분포도, 위험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는 지역에서의 턴오버가 거의 없는 모습이며 그들은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하기보다는 중원과 후방의 수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아낀 체력을 공격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출처: FIFA Training Centre 경기 분석 자료).

매치포인트 1.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중원에서의 압박 대결

앞서서 언급했던 것처럼 양 팀 모두 전방 압박의 빈도가 높은 팀들은 아니지만 중원에서부터의 압박 강도는 이번 대회 참가 팀들 가운데 가장 강한 수준으로 중원 지역과 디펜시브 써드 지역에서의 태클 횟수, 태클 경합 승리 횟수 그리고 가로채기 횟수에서 양 팀은 나란히 대회 참가 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 혹은 그에 준하는 수준에 해당하는 굉장히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디펜시브 서드 지역 태클 모로코 66회-프랑스 51회 전체 1-2위/중원 지역 태클 프랑스 36회-모로코 31회 2위-5위/태클 경합 승리 모로코 63회-프랑스 59회 전체 1-2위/가로채기 모로코 51회-프랑스 49회 전체 2-3위).

프랑스의 경우에는 이러한 우수한 중원 및 후방 지역에서의 수비 수치가 전진해서 수비하는 좌측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와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 그리고 추아메니-그리즈만-라비오의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중앙 미드필더 선수들의 앞서서 팀 성향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다소 자유롭고 개인적인 움직임에서 기인하고 있다.

다만 이 수치에는 교체 투입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는 이브라히마 코나테와(우파메카노가 전진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전진하는 성향이 있는 코나테보다는 바란이 파트너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의 지분도 상당히 큰 만큼 프랑스의 중원에서의 압박 능력이 훌륭한 편에 속하는 것은 맞지만 모로코만큼 강하고 단단하게 중원을 압박하고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모로코는 상대의 후방 빌드업 견제를 시도할 때에 특이하게 양쪽 측면 미드필더들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들이 전진해서 상대의 3선 공간에 있는 선수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현재까지는 그 덕분에 상대 3선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경기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된다(출처: SBS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 화면).

반면에 모로코의 이러한 중원 및 후방 지역에서의 우수한 수비 지표는 전술적인 부분과 팀이 중시하는 경기 운영에서 기인하는데 모로코의 경우에는 양쪽 윙어인 하킴 지예시와 소피앙 부팔은 4-1-4-1 형태에서 수비에 활발하게 가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순간적으로 4-3-2-1 형태를 만드는 상황을 비롯해 중원 싸움에도 힘을 보태주면서 프랑스의 중앙 미드필더들과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태클 및 가로채기 스탯을 쌓을 수 있었으며 이러한 양쪽 윙어들의 수비적인 기여도 덕분에 수적 우위와 활동 반경 우위를 바탕으로 매 경기 상대의 중앙 미드필더들을 강하게 압박하며 존재감을 지울 수 있었다.

또한 그들에게서 매우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은 활동량이 풍부한 중앙 미드필더 두 명을 중앙선 부근까지 전진시키면서 내려서서 수비하는 팀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후방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견제했다는 것과 이러한 때와 내려서서 수비할 때의 대형이 상당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라인 간격을 완벽에 가깝게 유지했다는 것으로 이 덕분에 대회 참가팀들 가운데 가장 많은 패스 블락과(53회) 가장 낮은 수준의 90분당 슈팅 허용 및 슈팅 대비 유효 슈팅 허용 비율을 기록할 수 있었으며 이는 그들의 점유율을 고려한다면 훨씬 더 높이 평가받아야 할 수치이다(90분 당 슈팅 허용 8.4회-유효 슈팅 허용 비율 18% 각각 전체 7위-3위).

이렇게 양 팀의 중원 압박 형태는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고 압박 강도에서는 모로코가 우위를 점할 확률이 높지만 변하지 않는 부분은 중원 싸움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사실과 중원에서 상대의 압박을 뚫어내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팀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모로코 입장에서는 이러한 전술적이면서도 유연한 움직임과 훌륭한 라인 간격 유지를 통한 중원 압박이 자신들의 가장 큰 장점이며 이 덕분에 결국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넘어서서 4강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던 만큼 부상자도 많고 지치는 상황 속에서도 프랑스를 상대로도 이러한 장점을 훌륭하게 발휘하면서 상대 미드필더-공격진의 창의성을 억제할 수 있도록 선수들이 힘을 내줄 필요가 있고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 선수들이 드리블 이외의 상황에서 상대 태클로 인해서 소유권을 잃은 횟수가 의외로 많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강점이 훌륭하게 발휘되기에도 충분한 상황이다.

프랑스 입장에서는 공격에서는 상대의 전술과 성향상 강한 중원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어쩔 수 없이 많이 보여주더라도 자신들도 마찬가지로 선수 개개인의 활발한 수비에서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상대의 중원을 강하게 압박하며 최소한 상대의 가장 큰 장점인 원터치 패스를 통한 간결한 연계가 중원 지역에서는 자주 이루어지지 않게 해주어야 경기의 주도권을 계속해서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매치 포인트 2. 키패스 마스터 프랑스 vs 간결한 역습의 모로코

글의 뒷부분에서 언급할 크로스 능력 역시 프랑스 공격의 훌륭한 장점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은 공을 후방에서 어태킹 써드로(파이널 써드) 다시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볼을 투입하는 전진 능력이다.

프랑스의 미드필더 지역에서의 터치 횟수는 1700회 수준으로 8강 진출팀들 가운데 모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어태킹 써드(파이널 써드) 터치 횟수는 8강 진출 팀들 가운데 상위권 수준(988회, 대회 참가팀들 가운데 최상위권),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의 터치 횟수는 대회 참가 팀들 가운데 2위까지 올라갈 정도로(136회) 이들은 공을 중원 지역에서부터 전방으로 운반하는 능력에 있어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서 언급했던 프랑스의 높은 드리블 성공 횟수도 프랑스가 이렇게 우수한 전진 능력을 보여주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그들이 이렇게 훌륭한 전진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가장 큰 비결은 파이널 써드 안으로 향하는 패스를 대회 참가팀들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242회 성공시켰다는 것으로 1위인 스페인처럼 파이널 써드 안으로 패스를 성공시키는 것에 더 중점을 두었던 것이 아니라 대회 참가팀들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키패스(63회), xA(7.8), xG(9.5), 90분당 유효슈팅(5.6회) 수치를 기록했을 정도로 파이널 써드 안으로 향하는 패스들이 위협적인 기회를 창출해냈기에 그들의 전진 능력은 이번 대회 참가팀들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다만 모로코는 이전에 만났던 팀들보다 훨씬 더 수비적인 경기 운영과 함께 프랑스의 중원 및 파이널 써드 지역에서의 움직임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팀인 만큼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모로코보다 객관적인 전력에 있어서는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결국 그들에게 무릎을 꿇었던 두 팀과 같은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는 그 두 팀과는 다르게 결국 훌륭한 오프 더 볼 무브와 함께 더 창의적이거나 간결하게 패스를 연결시키며 압박을 이겨내고 기회를 창출해내거나 두 팀보다 좋은 퀄리티의 중원을 거치지 않고 한 번에 전방 혹은 측면으로 길게 넘겨주는 롱패스를 자주 시도하고 성공시켜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롱패스가 넘어오고 헤딩으로 클러어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모로코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의 간격이 순간적으로 크게 벌어졌고 포르투갈의 주앙 펠릭스는 이 공간에서 매우 위협적인 슈팅을 보여줬고 프랑스 역시도 모로코의 단단한 중원 수비를 흔들기 위해서는 롱패스의 성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출처: SBS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 화면).

실제로 롱패스를 통한 공격의 경우에는 야신 부누 골키퍼의 활약으로 실점이 없었던 것과는 별개로 모로코 수비진은 위험한 장면을 노출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으며 이러한 약점은 훌륭하게 상대 슈팅 및 유효 슈팅을 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4.7이라는 8강 진출 팀들 가운데 낮다고 보기는 힘든 모로코의 허용 xG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긴 패스도 충분히 자주 활용했던 팀이었음에도 성공률은 60% 수준으로 대회 참가팀들 가운데 중상위권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 수치를 4강 경기에서는 끌어올릴 수 있다면 모로코의 강력한 중원 압박을 충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에 파이널 써드 지역 및 페널티 에어리어 지역에서 프랑스 선수들이 보여줄 오프 더 볼 무브와 더불어서 후방에서부터 전개되는 롱패스의 퀄리티를 살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모로코의 경우 디펜시브 써드에서의 터치 횟수가 대회 참가 팀들 가장 많다는 부분은(1155회)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일이고 이들이 다른 강팀이라고 평가받는 팀들처럼 후방에서 정교하게 패스를 돌리며 신중하게 빌드업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지는 않았던 것 역시 사실이지만 그들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비결 역시 이 지표에 드러나 있다.

그들은 특히 토너먼트 무대에서는 상대의 전방 압박이 들어올 때마다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볼키핑 능력과 드리블을 통해서 처음 들어오는 압박을 이겨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직후에도 안정적인 자세로 본인이 클리어링을 해내는 장면뿐만 아니라 간결한 후방 지역에서의 원터치 패스를 통해서 공을 전방으로 더 멀리 더 정확하게 앞에 있는 팀원을 향해 공을 보내줄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선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모습 역시 꾸준하게 이어가면서 상대의 전방 압박을 무력화시키는 데에 성공했으며 이러한 간결한 후방 지역 짧은 패스 연계의 결과물로 8강 진출팀들 가운데 가장 적은 패스 시도 횟수를 기록하고도 대회 참가팀들 가운데 가장 많은 디펜시브 써드에서의 터치 횟수를 기록할 수 있었다(물론 강력한 압박을 통해서 공을 빼앗은 부분의 비중도 클 것이다).

그들이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팀들 가운데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144회의 클리어링을 기록햘 수 있었던 것은 위험 지역에서의 턴오버를 유도해내려는 전방 압박을 이겨내고 이렇게 공을 깔끔하게 멀리 차내기 쉬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이 덕분에 그들은 대부분의 수비 상황에서 자신들의 대형을 형성하고 유지할 시간을 확보한 채로 수비에 임할 수 있었다.

모로코 선수들은 이렇게 포르투갈의 전방 압박이 거세게 들어오는 상황에서조차도 결국 여러 차례 짧은 원터치 패스와 드리블을 통해서 공의 소유권을 지켜내고 이후 반대쪽 측면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정도로 원터치 연계에 능숙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들의 연계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팀들은 그들이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할 필요가 있다(출처: SBS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 화면).

모로코의 역습을 무시해서는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전방 압박을 탈출하는 데에 보여준 인상적인 간결한 연계 플레이를 미드필더나 윙어들 역시도 보여주기 때문으로 이러한 방식에 더해서 앞서서 언급했던 우수한 드리블 능력까지 활용하면서 순간적으로 전개 속도를 끌어올리며 원활하게 공격을 펼치기 위해서 후방 선수들을 전진시켰던 상대 팀의 배후 공간을 공략하는 장면은 이번 대회 모로코의 공격을 상징하는 장면이며 그들의 연계 플레이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 팀은 반드시 이를 의식해야 한다.

다만 이번 대회 참가팀들 가운데 최상위권 수준의 위험지역 턴오버를 유도해냈을 정도로 전방 압박을 빈번하게 그리고 강하게 시도했던 팀들인 스페인-포르투갈과는 다르게 프랑스는 앞서서 언급했던 것처럼 다소 내려서서 수비하는 빈도가 높은 팀이며 62%에 이르는 모로코가 상대하는 팀들 가운데 가장 높은 태클 성공 비율을 포함해 더 강한 중원에서의 수비 능력을 자랑하기에 이러한 환경에서도 모로코의 간결한 원터치 패스나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훌륭한 볼키핑 능력 및 드리블 능력이 이전처럼 발휘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지지만 모로코의 사실상 유일한 공격 플랜인 만큼 어떻게든 잘 살려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매치포인트 3. 프랑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 크로스, 모로코의 방패도 뚫어낼까?

앞서서 언급한 유동적인 지역 수비 방식을 통한 훌륭한 중원 수비력의 대가로 모로코는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참가 팀들 가운데 가장 많은 무려 120회의 크로스를(세트 플레이 상황 포함) 상대 팀에게 허용했을 정도로 측면에서는 비교적 많은 공간들을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허용해주는 모습이었는데 물론 센터백들을 포함해서 체격 조건이 우수한 모로코의 수비진이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까지는 그 어느 팀도 양질의 크로스를 꾸준하게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모로코는 단 9회의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크로스 성공만을 허용할 수 있었다(5경기 상대 팀 크로스 시도 횟수 80회).

하지만 프랑스는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오픈 플레이 상황 크로스 성공 순위에서 전체 1위에 올라 있고(20회) 5회 이상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성공시킨 선수가 팀에 3명이나 있으며(그리즈만, 뎀벨레, 테오 에르난데스) 심지어 잉글랜드 전에서 프랑스는 9회의 오픈 플레이 상황 크로스를 시도하는 데에 그쳤지만 무려 6회를 성공시키면서 엄청나게 높은 성공률을 보여줬던 만큼 공격수가 제공권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지루라는 사실을 감안해도 상당히 높은 퀄리티의 크로스를 올려왔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되기에 모로코는 프랑스를 상대로는 크로스에 대한 대비를 좀 더 철저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프랑스의 잉글랜드와의 8강전 오픈 플레이 상황 크로스 위치 분포도, 크로스 시도가 많지 않았음에도 크로스의 퀄리티가 우수했으며 공격수가 큰 키를 자랑하는 지루인 영향도 있어서 성공률이 굉장히 높게 나타났고 결승골 역시도 해당 상황에서 기록했다(출처: FIFA Training Centre 경기 분석 자료).

또한 모로코의 핵심 중앙 수비수이자 큰 키와는 별개로 제공권에 다소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던 파트너 엘 야미크의 약점을 커버해주던 로맹 사이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서 결장하는 만큼 프랑스 선수들이 크로스를 이전 경기들처럼 정확하게만 올릴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라고 여겨지며 같은 이유로 세트피스 상황을 자주 만들어내는 전략도 프랑스에게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매치포인트 4. 하키미는 음바페를 수비하기 위한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음바페는 현재까지 이번 월드컵에서 5득점을 기록한 가운데 메시가 먼저 열린 4강 1경기에서 득점하면서 공동 1위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음바페는 최소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기에 단독 득점왕 등극 가능성도 충분하며 득점왕 타이틀에 걸맞는 훌륭한 경기력을 매 경기 보여주고 있기에 프랑스의 월드컵 2연패 도전이 가능했다(출처: FIFA 월드컵 공식 인스타그램).

음바페가 잉글랜드 전 활약상이 다소 미미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음바페에게 비교적 효과적으로 협력 수비를 펼쳤기 때문으로 워커와의 1 대 1 대결에서는 당초 예상대로 우월한 스피드를 무기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에서 1 대 1 대결에서는 거의 패배를 경험하지 않았던 음바페를 1 대 1 상황에서도 훌륭하게 막아내는 선수가 나온다면 일단 스피드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데다가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출전 선수들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13회의 태클과 7회의 인터셉션을 기록하는 등 매우 훌륭한 폼을 보여줬던 하키미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여겨진다.

같이 사진을 찍은 하키미와(좌측) 음바페(우측), 같은 파리 생제르망 소속 동료일 뿐만 아니라 사석에서도 친분을 과시하는 두 선수이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넘어서야 결승 무대에 다가설 수 있는 상황이다(출처: 아슈라프 하키미 공식 인스타그램).

프랑스가 창의적으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음바페의 존재가 정상적인 1 대 1 구도를 성립시키지 않는 데에서 오는 어드벤티지였던 만큼 하키미가 소속팀에서는 절친으로 알려져 있는 음바페를 1 대 1로 막아내는 데에 성공한다면 이번 대회에서 경기당 평균 2개에 육박하는 실제 득점과 xG를 기록한 프랑스 공격진의 날카로운 창이 급격하게 무뎌질 수 있기에 모로코 입장에서는 하키미의 활약상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총평

양 팀의 대결은 조직력과 창의력의 대결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모로코의 조직력은 4강 무대에 올라오기에 충분하다고 느껴질 만큼 탄탄하며 프랑스 역시도 특히 중원 지역을 정면으로 공략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느껴지지만 모로코가 이전에 상대했던 팀들에 비해서 더 창의적인 공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것에 더해서 더 훌륭한 퀄리티의 크로스를 통한 공격 루트를 가지고 있기에 경기가 프랑스의 뜻대로 안 풀리는 상황을 가정해도 최소한 1-0으로 프랑스가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글: 이종석 에디터     감수 : 김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