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촬영한 가장 유명한 사진 남긴 우주비행사, 빌 앤더스 별세

아폴로 8호의 우주비행사 빌 앤더스가 지난 7일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우주에서 촬영된 가장 유명한 사진 중 하나를 찍은 아폴로 8호 우주비행사 빌 앤더스가 사망했다. 올해 90세인 그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인해 숨을 거뒀다.

미 당국은 앤더스가 몰던 소형 항공기가 워싱턴 주 해상으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앤더스의 아들 그렉은 그의 아버지의 시신이 현지 시간으로 7일 오후에 수습되었다고 확인했다.

"가족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는 훌륭한 파일럿이었습니다. 그의 빈자리가 그리울 거예요." 가족들은 이같은 내용의 성명으로 심경을 전했다.

앤더스는 아폴로 8호 임무에서 달 착륙선 조종사였으며, 우주에서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을 담은 상징적인 사진인 '지구돋이(Earthrise)'를 찍었다.

이 사진은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 중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 중 하나로 남아있다.

1968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촬영된 이 사진은 지구를 떠나 달에 도착한 최초의 유인 우주 비행 임무 중에 촬영되었으며, 황량한 달 표면 위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을 보여준다.

앤더스는 나중에 이 사진을 우주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의 가장 중요한 기여라고 설명했다.

빌 앤더스가 1968년 우주에서 찍은 '지구돋이' 사진은 우주에서 찍은 가장 유명한 사진 중 하나다

이 사진은 전 세계 환경 운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지구의 날(Earth Day)이라는 연례 행사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구의 날은 지구를 돌보는 활동과 인식을 촉진하기 위해 지정됐다.

앤더스는 사진을 찍던 순간에 대해 "우리는 달을 탐험하기 위해 이 먼 길을 왔지만, 우리가 발견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였다"고 말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앤더스의 비행기는 현지 시간으로 7일 오전 11시 40분에 추락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90세의 앤더스가 몰던 비행기가 T-34로도 알려진 비치크래프트 A A 45였다고 밝혔다. 또한 비행기가 존스 섬 해안에서 약 25미터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고 전했다.

목격자 필립 퍼슨은 시애틀의 킹TV에 직접 추락 장면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가 루프를 그리려다 뒤집힌 것처럼 보였다고 방송에 전했다.

퍼슨은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영화나 특수 효과에서 나온 장면처럼 보였어요. 큰 폭발과 불길이 모든 것을 감싸고 있었죠."

추락 장면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영상엔 마지막 순간에 동체가 끌어오리려는 노력을 하는 듯한 장면이 담겼으며, 물 표면에 부딪혀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도 담겼다. 해당 영상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앤더스는 또한 1969년 7월 24일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이끈 아폴로 11호 임무의 예비 조종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1969년 우주 프로그램에서 은퇴한 후, 수십 년 동안 주로 항공우주 산업에서 일했다. 그는 또한 1970년대에 1년 동안 노르웨이 주재 미국 대사도로 근무했다.

그러나 그는 아폴로 8호 임무와 당시 우주에서 찍은사진으로 가장 잘 알려져있다.

NASA 관리자 빌 넬슨은 성명에서 "1968년 아폴로 8호 임무 동안 빌 앤더스는 인류에게 우주비행사가 줄 수 있는 가장 깊은 선물 중 하나를 제공했다. 그는 달의 경계까지 여행하며 우리 모두에게 다른 무언가, 즉 우리 자신을 보게 했다"고 말했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그는 "약간의 사진 촬영 훈련"을 받은 후 이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달 궤도에 있었고, 뒤집힌 상태로 역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어서 처음 몇 번의 공전 동안 지구를 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우주선을 앞쪽으로 회전시키니 갑자기 내 눈 모퉁이에서 이 색깔이 보였다"며,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저는 사진을 찍었고, 움직여서 또 찍고, 다시 움직여서 또 찍었어요."

현재 애리조나 주의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 우주비행사 마크 켈리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앤더스는 저와 여러 세대의 우주비행사, 그리고 탐험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