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높은 청약 경쟁률… 힘 실리는 ‘집값 바닥론’
지난 24일 진행된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호반써밋 에이디션’ 특별공급에는 25가구 모집에 2251명이 몰려 9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3.3㎡당 4500만원에 달해 이른바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16억원을 넘는데도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주변 시세보다는 싸지만, 분양가의 절대적 수준이 높고, 용산구는 실거주 의무와 전매 제한 규제가 여전히 남아있는데도 관심이 컸다”며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지났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이 된 전국 주요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청약 흥행에 성공하고, 전국 아파트 값이 1년 반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집값 바닥론’이 조심스레 힘을 얻고 있다. 부동산 매수 심리가 들썩이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매달 늘어나고,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2021년 가격을 넘어서는 신고가 거래도 많아지고 있다. 전세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였던 ‘역전세난’ 우려도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리 인상 등 돌발적인 변수가 없다면 집값의 추가 급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792건이었다. 4월(3185건)과 5월(3422건)에 이어 3개월 연속 3000건을 넘었다. 6월 거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8월(4065건) 이후 2년 만에 4000건 돌파 가능성이 크다.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매도 호가(呼價)가 치솟자 서울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값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7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보다 0.07% 오르며 2021년 12월 둘째 주(0.07%)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국 아파트 값도 0.02% 올라 작년 1월 넷째 주(0.02%) 이후 1년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특히 서울 강남권에선 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2021년 고점 때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164㎡는 지난달 4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2021년 9월(42억원)보다 6억5000만원 높고 직전 실거래가인 4월 44억5000만원 대비 4억원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6차’ 전용 144㎡는 이달 51억2000만원에 거래돼 5월 거래(46억원)와 비교해 5억원 넘게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65㎡ 역시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5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권이 이끌던 아파트 값 반등세는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성동구 왕십리뉴타운에 위치한 ‘텐즈힐 1단지’ 전용 148㎡는 지난달 22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한 달 전 거래(18억5000만원)와 비교해 3억5000만원 오른 것이다. 용산구 한강로3가 ‘한강대우트럼프월드 3차’ 전용 173 ㎡는 2021년 2월 거래 가격(26억원)보다 9억원 높은 35억원에 지난달 팔렸다.
◇바닥 다진 주택 시장 최대 변수는 ‘금리’
거래 절벽이 점차 해소되던 올해 1분기만 해도 부동산 시장의 빠른 분위기 반전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선호 지역과 단지의 급매물이 소진되면 거래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예상이 다수였다. 그러나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서울 전역에서 반등 거래가 늘자 집값 바닥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공사비 급증으로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청약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기존 주택 거래량 증가를 이끌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52.4대1로, 작년 하반기(6.6대1)와 비교해 대폭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도 최근 보합세로 돌아서면서 우려했던 하반기 역전세 대란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매매가격이 반등하고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내리면서 전세 시장도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자금 조달이 쉬워져 추석 전후로 서울 거래량이 5000건을 넘어서며 추가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주택 시장의 남은 최대 변수는 대출 금리 움직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집값은 바닥을 다진 것으로 보이나,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고 경기 침체 우려도 여전해 대출 금리가 상승할 경우 매수 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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