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서 검은 액체가 줄줄"...샤워할 때도 전자담배 피운 女, 최후는?

지해미 2024. 9. 20.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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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할 때도 가지고 갈 정도로 전자담배에 중독된 여성...폐허탈에 폐에서 검은색 액체 흘러나와
전자담배에 중독되어 쓰러진 후 11일간 혼수상태에 있어야 했던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전자담배에 중독돼 쓰러진 후 11일간 혼수상태에 있어야 했던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더선 등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사는 조던 브리엘(32)은 오랫동안 흡연을 해왔다. 십대 때부터 흡연을 시작한 그는 2021년에는 전자담배로 바꿨으며, 곧 중독돼 전자담배에만 일주일에 500달러를 지출했다. 중독이 한창 심할 때는 샤워할 때도 전자담배를 가지고 들어가 피웠고, 잠자리에도 가지고 갔다. 코로나19와 폐렴에 걸렸을 때도 전자담배를 계속 피울 정도였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중순 조던은 가슴에 엄청난 압박이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단순히 호흡기 감염이나 기관지염이라고 생각했다. 기침이 심하고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아 일주일에 두세 번씩 병원을 찾았다. 발목부터 무릎까지 몸이 붓기 시작했고, 피부가 회색으로 변했으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걷는 것조차 힘들었고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건강이 나빠지는 와중에도 조던은 전자담배를 포기하지 않았다.

사건은 지난 5월 남편이 야간 근무를 앞둔 조던을 깨우려고 할 때 일어났다. 조던은 숨을 헐떡이며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고, 깨워도 반응하지 못했으며, 맥박이 희미해져 있었다. 코와 입에서는 검은 점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조던의 남편은 코와 입에서 나오는 가래를 빨아내며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폐소생술은 효과가 없는 듯 했고, 그는 곧장 911을 불렀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해 즉시 기도 삽관을 하고 그를 곧장 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인공호흡기를 단 조던은 왼쪽 폐가 무너지고 오른쪽 폐 일부마저 무너진 상태였다. 의료진은 딱딱하게 굳은 그의 폐에서 검고 피가 섞인 2리터 가량의 액체를 제거한 후 11일 동안 의식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그 일 이후로 전자담배에 손도 대지 않는다는 조던은 "폐에 적어도 2리터의 액체가 고여 있었으며, 병원에서는 흡연과 전자담배 사용으로 인해 폐가 극도로 손상됐다고 했다"며 "의사는 조금만 늦었다면 이렇게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던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떻게든 전자담배를 끊으라고 호소했다. 그는 뇌의 산소 부족으로 인해 경미한 뇌 손상이 남았다고도 전했다.

중독성 강한 전자담배에 관한 몇 가지 진실

어떤 사람은 일반 담배보다 전자담배가 건강에 더 낫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금연을 위한 보조 도구로 사용한다고도 말한다. 과연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될까? 존스홉킨스 의대 심장병 예방을 위한 시카론 센터(Ciccarone Center for the Prevention of Heart Disease)의 임상 연구 책임자 마이클 블라하 박사는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전자담배에 대해 몇 가지 진실을 밝혔다.

△전자담배도 안전하지 않다

전자담배는 담배에서 추출한 니코틴, 향료 및 기타 화학물질을 가열해 흡입함으로써 흡연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든 담배를 말한다. 일반 담배에는 7000가지의 화학물질이 들어있으며 그 중 다수가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자담배에는 어떤 화학물질이 들어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게 블라하 박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된 폐 손상 및 사망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블라하 박사에 의하면, 2020년 2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자담배 사용 관련 폐 손상(EVALI) 사례 2807건과 이로 인한 사망 68건을 확인했다. 이는 특히 대마 성분인 THC(tetrahydrocannabinol)가 함유된 전자담배와 관련이 있었다. 2021년 10월 존스홉킨스대에서 발표한 전자담배 성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에는 수천 가지 화학 성분이 들어있으며 그 중 대부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성분이다.

△전자담배는 심장과 폐 건강에 좋지 않다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의 주요 성분인 니코틴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담배를 피우고 싶게 하고, 끊으려고 하면 금단 증상을 겪게 된다. 니코틴은 독성 물질이며, 혈압을 높이고 아드레날린을 급증시켜 심박수와 심장마비 위험을 높인다.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니코틴이 헤로인과 코카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더 우려되는 점은 대부분의 전자담배 사용자가 연초를 피우는 사람보다 더 많은 니코틴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전자담배 사용자는 니코틴 농도가 더 높은 제품을 구매하거나 전자담배의 전압을 높여 더 많은 물질을 흡입할 수 있다.

△전자담배는 금연을 돕는 가장 좋은 도구가 아니다

전자담배는 금연 보조도구로 홍보되기도 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사용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국 기존 담배와 전자담배 모두를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가 니코틴에 중독되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1년 200만 명 이상의 미국 중고등학생이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10명 중 8명이 향이 나는 전자담배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블라하 박사는 전자담배가 젊은 층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데에는 청소년들이 전자담배가 연초 흡연보다 덜 해롭다고 믿는 점, 전자담배의 사용당 비용이 일반 담배보다 낮은 점, 연기가 없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전자담배 사용 증가에 대해 우려하는 점은 [전자담배를 접하지 않았다면] 결코 담배를 피우지 않았을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이 전자담배 사용 습관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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