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사이에서 캐릭터 상품에 대한 구매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 캐릭터 '라부부'의 인기 제품은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정가보다 10배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라부부X프로나운스 판타지 날개 인형'은 정가 12만8000원이었지만, 크림 리셀 가격은 최고 130만원을 넘었다.

라부부는 홍콩 아티스트 카싱룽이 창작한 캐릭터로, 북유럽 괴물 설화를 모티브로 만든 '더 몬스터즈' 시리즈의 대표 캐릭터다. 팝마트 블라인드 박스를 통해 한정 수량으로만 출시되는 희소성과 글로벌 셀럽 리한나, 블랙핑크 리사 등의 인증샷이 더해지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한정판 플랫폼 '솔드아웃'에서는 올해 상반기 가장 높은 프리미엄을 기록한 상품이 팝마트의 '라부부 키링'이었다. 지난 6월 한 달간 솔드아웃 내 팝마트 브랜드 상품의 월간 거래액은 전월 대비 510% 급증했다.
▶▶ 산리오 캐릭터 25년 만에 최고 인기, MZ세대가 주도
산리오 캐릭터들도 한국 진출 25년 만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산리오코리아 인스타그램 팔로워 중 18-24세가 53.5%, 25-34세가 20.1%로 MZ세대가 73.6%를 차지한다. 이는 13-17세 청소년층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세븐일레븐은 산리오 캐릭터즈와 협업한 '세븐카페 산리오캐릭터즈 시즌컵'을 출시하며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인기 캐릭터와의 콜라보로 20대 소비자의 세븐카페 매출이 30% 증가했으며, 올해는 현재까지 전년 대비 3배가량 급등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감정 소비 트렌드, 실용성보다 경험과 추억 우선
2030세대의 캐릭터 소비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감정적 만족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자기표현에 거리낌이 없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어릴 적 향수에 지갑을 여는 청년 세대가 늘어나면서 다마고치, 젤리슈즈, 산리오 캐릭터 등 한때 유행했던 아이템들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2030세대는 소유보다는 경험을, 기능보다는 감정을 중시하는 소비 행태를 보인다.
라부부 피규어를 수집하는 한 직장인은 "라부부는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뽑는 재미가 있고, 한정판은 웃돈을 붙여 리셀할 수 있어 덕질이 투자처럼 느껴진다"며 "커뮤니티에서 같은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교환하거나 시세를 공유하는 것도 재미"라고 말했다.
▶▶ 유통업계, 캐릭터 협업으로 소비자 몰입 전략 강화
유통업계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캐릭터 IP 협업을 확대하며 소비자 락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을 비롯한 주요 유통업체들이 캐릭터 콜라보 상품을 통해 2030세대 고객 유치에 나섰다.
GS25는 20대 직원들로 구성된 'MD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Z세대 의견을 적극 반영한 신상품 개발과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달 화이트와인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선정된 '이달의 와인' 7종은 개시 일주일 만에 준비된 물량 4만2천 병 중 2만5천 병이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168%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 향후 전망과 시사점
2030세대의 캐릭터 소비 열풍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보인다. 이들은 2030년 기준 생산연령 인구의 약 60%를 차지하며, 전 세계 총소득의 60%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미와 이색적인 체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캐릭터 팝업 콘텐츠가 강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 상품과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 패턴의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산업 구조와 브랜드 철학까지 바꾸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유통업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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