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유통] 패션 업계가 단추 폐기에 관심 갖는 까닭은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10만톤 넘는 의류 폐기물 발생
환경 보호 위해서는 부자재 등 분리 배출 필수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우리나라에서 매년 버려지는 옷들은 얼마나 될까? 환경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8년 6만6000톤 수준이었던 의류폐기물이 2022년 11만톤까지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까지 폐기된 옷만 10만6000톤을 넘어섰다. 땅속에서 썩지도 않고 태우기도 어려운 옷들이 매년 감당 불가능하게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입는 옷은 천연 소재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다. 썩는데 수백년이 걸린다는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옷들이 계절마다 수도 없이 생산되고 버려지다 보니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0분의 1은 옷에서 나온다는 통계도 나온다. 국제연합(UN)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8~10%가 패션 산업의 생산부터 유통, 폐기 전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의류 폐기물이 심각한 환경 문제로 지적되자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의류나 버리는 옷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폐기해야 할 옷이 생길 경우 최대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분리 배출하는 방법도 주목받는다. 어떤 옷을 어떻게 버려야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을까?
일단 옷을 버릴 때는 플라스틱 소재 부자재들을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 플라스틱은 일부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단추나 지퍼, 고리와 같은 부자재는 따로 분리하지 않으면 의류 폐기 과정에서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갈수록 다양한 소재와 복잡한 방식으로 제조되는 옷들이 많아지면서 일반인이 이를 제대로 분류해 버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 됐다. 분류되더라도 이를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후처리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폐기된 의류를 재활용하는 것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이에 패션업계는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이려는 '제로 웨이스트'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추와 같은 작은 부자재는 생분해되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는 식이다. LF 관계자는 "진정한 제로 웨이스트를 실현하려면 우선 부자재부터 살펴야 한다"며 "옷감의 소재를 고려해 친환경적인 의류를 선택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작은 장식이나 단추까지 꼼꼼히 따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의류 부자재 업체들은 자연에서 생분해되는 천연 플라스틱인 '바이오 플라스틱' 활용에 나서기도 한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옥수수 전분을 발효해서 나오는 폴리락틱애시드(PLA)가 주성분이다. 카페나 식당에서 이미 한 번쯤 사용해 본 빨대나 컵, 용기 등이 바로 이 물질로 만들어진 것이다. PLA는 일반 플라스틱 단추보다도 강도가 높아 친환경 의류 부자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의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초부터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을 연구 개발하는 기업들과 정부 기관이 적극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패션의 나라인 프랑스는 '의류 재고 폐기 금지법'을 제정해 재고 버리기를 금지하고 있다. 개인이 세탁소 등에서 옷을 수선해서 입고 정부에 영수증을 청구하면 최대 25유로(약 3만5000원)를 지원해 주기도 한다.
LF 관계자는 "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예쁘고 실용적인 제품만 찾기보다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함께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나설 때 패션업계도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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