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아역배우들은 20여 년 후 결혼하게 됩니다.
최태준은 2001년 SBS 드라마 '피아노'에서 조인성 아역으로 연기 데뷔한다. 이후 KBS 2TV '매직키드 마수리'에도 출연했지만, 아역 생활을 중단했다가 예고 진학 후 다시 연기자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렇게 성인이 된 후 롤모델로 삼던 김명민의 소속사에 들어가며 본격 배우 활동을 시작한다.
박신혜는 2003년 가수 이승환의 MV '꽃'을 통해 연예계 데뷔하고, 같은해에 SBS 인기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 아역을 맡으며 시청자들을 울리는 아역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안정적인 아역 시절을 거쳐 현재까지 대중적인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아역 출신 배우인 이 두 사람은 4년 열애 끝에 지난 2022년 1월 결혼하고, 같은해 5월 아들을 낳았다. 이렇듯 남다른 인연의 이 부부가 안방극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혼 2년째를 맞는 배우 박신혜와 최태준 부부가 나란히 주말 안방극장에 나선다.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같은 시기 방송을 시작하면서 부부의 연기 대결이 펼쳐진다.
박신혜가 지난 21일 밤 10시 방송을 시작한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로 시청자와 먼저 만난 가운데 남편 최태준이 28일 오후 8시 첫 방송하는 KBS 2TV 새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연출 성중해)를 내놓는다. 방송 시간이 겹치지 않아 시청률 대결은 피했지만 주말에 나란히 드라마를 선보이면서 배우 부부의 활발한 연기 활동으로 시선을 끈다.
먼저 출발한 아내 박신혜는 파격적인 소재와 캐릭터로 초반부터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시청률도 안정권에 진입했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미 넘치는 열혈 형사(김재영)를 만나 죄인을 처단하면서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박신혜는 판사의 몸에 깃든 악마 강빛나 역을 맡아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인다. 분명 악마이지만 죄인을 응징하는 통쾌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반응은 즉각적이다. 드라마는 1회에서 시청률 6.8%(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출발, 2회는 9.3%로 껑충 뛰었다.
이번에는 최태준의 차례다.
아내와 일주일 차이로 선보이는 '다리미 패밀리'는 소박한 세탁소를 배경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가족에게 '돈 다발'이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최태준은 몸도 마음도 건강한 청년 차태웅 역을 맡았다. 보육원에서 자란 그는 자립정착금 500만원을 들고 세상에 나와 여러 어려움을 겪지만, 세탁소의 주인 고봉희(박지영)의 도움으로 삶을 개척하는 인물이다.
그는 세탁소집 딸인 다림(금새록), 차림(양혜지) 자매 사이에서 설레는 감정과 관계를 오간다.
특히 지난 2022년 1월 결혼한 이후 드라마 출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최태준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올해 지니TV 드라마 '야한 사진관'과 SBS '재벌X형사'에 출연하면서 연기 활동을 이었다. 이번 '다리미 패밀리'가 올해 출연하는 세 번째 드라마다.
2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최태준은 연기 활동에 있어서 박신혜로부터 어떤 말을 들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서로 응원을 하면서 열심히 하라고 잘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내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처음이라면서 "너무 떨린다"고 쑥스러워했다.
● 쟁쟁한 감독, 작가와 만난 부부
박신혜와 최태준 부부는 새 드라마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작품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제작진과 손을 잡았다. 덕분에 색다른 도전이 가능했다.
박신혜의 '지옥에서 온 판사' 연출은 최근 영화 '용감한 시민'부터 '내 사랑 내 곁에' '너는 내 운명' 등을 만든 박진표 감독이 맡았다. 박 감독은 드라마의 주인공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박신혜를 떠올린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욕망과 욕심이 있다"고 평한 뒤 "악마 같으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지닌 배우를 고민했고 제작진 모두 입을 모아 박신혜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강빛나는 정의의 심판자인 판사의 옷을 입었지만 내면에는 악마가 도사린 주인공이다. 교묘하게 입장이 엇갈리는 다층적인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탄탄한 연기력이 필요했다. 이에 박진표 감독은 "박신혜는 연기를 구경하게 만드는 배우"라며 "디렉팅을 해야 하는데 중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그의 연기에 빨려 들어가곤 했다"고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최태준이 출연하는 '다리미 패밀리' 역시 극본을 쓰는 서숙향 작가의 존재 덕분에 시청자의 관심을 더하고 있다. 서 작가는 MBC 드라마 '파스타'부터 SBS '질투의 화신' 그리고 공개를 앞둔 공효진·이민호의 '별들에게 물어봐' 등을 집필한 스타 작가다. 로맨스를 가미한 코미디 장르에서 탁월한 실력을 증명한 작가인 만큼 블랙코미디를 내세운 이번 '다리미 패밀리'에도 호기심이 향한다.
최태준도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 먼저 역할을 위해 몸무게 8kg을 감량했다. 상반신을 드러내는 장면 등이 포함돼 있어, 역할을 위해 기꺼이 다이어트를 감행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