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무소서 순국 독립운동가 225명…“대구독립운동기념관 만들어 달라”

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이 생길까?
대구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기념관 분원 설립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립기념관에 분원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독립기념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다. 6년 전부터 대구독립운동기념관 설립을 추진해오던 시민사회는 서대문형무소보다 많은 순국자가 나온 대구형무소 복원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까지 구상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와 광복회 대구시지부는 대구시 동구 항일독립운동체험학습관에서 ‘대구독립운동기념관,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대구는 독립운동사에서 굵직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1907년 일본의 경제침탈에 맞선 국권회복 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은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번졌고, 대표적인 무장항일운동 단체인 대한광복회도 1915년 대구에서 결성됐다. 이육사·장진홍·박상진 등이 대구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다. 일제강점기에 대구에서 시작된 학생운동은 해방 뒤 1960년 2·28민주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준호 전 경북호국보훈재단 학예실장은 “대구의 독립운동은 1894년부터 1945년까지 줄기차게 이어졌고, 애국계몽운동에서 출발해 학생항일운동에 이르렀다.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이념과 사회적 지위를 극복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조직을 결성해 독립운동을 했고, 해방 후 자주적인 민족국가 수립운동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점들이 대구에도 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되어야 한다는 타당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독립운동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대구형무소다. 대구형무소는 서대문형무소·평양형무소와 함께 ‘3대 형무소’로 꼽혔는데,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만 225명에 이른다. 이는 서대문형무소(195명)보다 많은 숫자다. 2심 재판소인 대구공소원(대구복심법원)은 영호남을 포함해 제주·충청·강원 일부까지 담당했다고 한다.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출신지는 영남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호남이다.
정인열 광복회 대구광역시지부 사무국장은 “대구형무소는 독립운동가들에게 무덤 같았다. 숱한 독립운동가의 운명이 대구에서 갈렸다. 독립운동가들은 사형·고문·단식·자결 등으로 이곳에서 순국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 분원을 두고 대구형무소를 복원해 역사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현재 대구 중구에는 지난해 문을 연 대구형무소역사관이 있지만, 벽돌 일부만 남아 있을 뿐 형무소의 흔적은 없다.
정 사무국장은 “현재 국가기록원에 120여장이 넘는 배치도와 상세 도면이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구형무소는 아픈 흑역사를 간직한 곳이자 독립운동가의 희생이 깃든 역사적인 곳으로 ‘다크 투어리즘’ 등 교육적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0년 독립운동정신사업계승회가 전국 독립운동가 후손과 대구 지역 유지 등 300여명을 모아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가칭) 발기인 대회를 열면서 대구 독립운동기념관 설립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구시도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 적극적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대구에 ‘국립 구국운동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재명 정부는 대구 독립운동기념관 설립을 국정과제로 꼽기도 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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