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둑에게 제일 인기 없는 자동차와 인기 있는 모델이 공개됐다. 전자는 테슬라인데, 후자는 무엇일까.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산하 고속도로손실데이터연구소(HLDI)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EV)는 여전히 도난이 가장 어려운 차량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테슬라 전기차는 도난 빈도 최하위권에 올랐다. 반면, 현대차기아가 차량 도난 억제에 어느 정도 성공한 가운데, 쉐보레 카마로가 ‘도난 빈도 1위’ 차량으로 부상했다.

미국에서 차량 절도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했으나, 한 가지 뚜렷한 경향은 절도범들이 전기차를 철저히 기피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에 대해 절도범들에게 직접 물어본 사람은 없지만, 단순히 “주행 가능 거리가 짧다”라거나, “충전 시간이 길다”라는 등의 이유보다는 훨씬 실질적인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대부분 고도화된 연결성 및 위치 추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절도 후 장기간 보유하기가 어렵다. 또한, 충전을 위해 차고나 건물 인근에 주차되는 경우가 많아 절도 매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EV는 내연기관차보다 도난당할 확률이 85% 이상 낮다.

예상대로, 미국에서 가장 도난 빈도가 낮은 차량은 테슬라였다. 모델 3와 모델 Y의 ‘전체 차량 도난 청구 빈도(relative claim frequency)’는 각각 3과 2로, 전미 평균치(100) 대비 매우 낮았다.
또한, 토요타 RAV4 프라임(PHEV)이 모델 S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5의 청구 빈도를 기록했다. 도난 빈도 하위 20개 차종 가운데 8종이 전기차였고, 2종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였다.

반대로, 과거 미국 내 ‘가장 많이 도난당한 차량’ 상위권을 장악했던 현대차기아는 이번 상위 20위 목록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는 두 제조사가 2023년에 배포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덕분이다.
해당 업데이트를 적용한 현대·기아 차량은 그렇지 않은 차량 대비 전체 차량 도난 청구 빈도가 52% 낮았으며, 동시에 절도 시도가 무산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물 파손(vandalism) 청구 빈도는 증가했다.

그 대신, 최근 2년간 절도범들의 관심은 머슬카와 고가의 픽업트럭으로 쏠리고 있다. 현재 절도범들 사이 ‘인기 1위’는 쉐보레 카마로 ZL1로 전체 차량 도난 빈도가 평균 대비 39배에 달한다. 표준형 카마로 역시 평균 대비 13배 높은 도난 빈도를 기록했다.
카마로의 인기는 단순히 고출력 때문만은 아니다. 무선 스마트키(keyless entry) 시스템의 취약점도 주요 원인이다. 구체적으로, 절도범은 정비사가 진단 코드 조회나 데이터 모니터링을 위해 사용하는 차량 온보드 데이터 포트에 접근해 키를 복제할 수 있다. 분석 결과, 키리스 푸시버튼 시동 시스템이 도입된 2016년형 이후 카마로 전 차종의 도난 청구 빈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