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스포츠 바이크 카테고리를 정의해온 모델들은 이른바 'The Ultimates'라고 불린다. 대표적으로 두카티 파니갈레 V4, 아프릴리아 RSV4, BMW M1000RR과 같은 리터급 슈퍼바이크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레이싱 DNA를 바탕으로 최첨단 기술을 집약해 트랙에서의 랩타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높은 가격대와 극단적인 성능으로 인해 실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600cc급 직렬 4기통 스포츠 바이크는 한때 이 시장을 지탱했다. 하지만 점차 인기가 줄어들면서 새로운 스포츠 바이크 세그먼트가 떠오르고 있다. 신세대 스포츠 바이크는 기존 슈퍼스포츠 공식을 따르기보다 사용 가능한 토크, 다소 완화된 라이딩 포지션, 그리고 경제성을 우선시한다. 엔진 플랫폼을 여러 모델과 공유하여 원가를 절감하는 전략도 특징이다.

KTM 990 RC R
또 환경 규제와 소비자 선호도 변화로 인해 기존 600cc 슈퍼 스포츠 모터사이클이 채택했던 고출력, 고회전 엔진 설계 방식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대신 밸브 오버랩을 최소화하거나 가변 밸브 타이밍을 적용해 즉각적인 토크를 제공하는 실용적인 출력 특성을 가진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아래 5대의 스포츠 바이크는 이러한 새로운 흐름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병렬 2기통 엔진을 채택했다. 야마하 만이 예외적으로 3기통 엔진을 사용한다. 제조사의 시장 포지션에 따라 사양과 성능이 다르지만 모두 600cc 슈퍼스포츠의 빈자리를 효과적으로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KTM 990 RC R
600cc 슈퍼스포츠 시대를 종식시킬 가능성이 있는 모델이 있다면 바로 KTM 990 RC R이다. KTM은 이 모델을 “차세대 슈퍼스포츠(The Next Generation Supersport)"라고 칭했다.
KTM 제품 전략 컨설턴트 매튜 웨스트는 "과거 600cc 슈퍼스포츠 모델이 사라진 명확한 이유가 있다”며 “990 RC R은 그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1990년대 후반 혼다 CBR 900RR 파이어블레이드가 레이싱 성능과 도로 주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실현했던 혁신과 유사하다.
이 모델은 단순히 KTM 990 듀크에 페어링을 씌운 모델이 아니다. 947cc LC8c 엔진 기반이지만 최고출력 128마력, 최대토크 10.5kgm를 발휘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MotoGP에서 영감을 얻은 공기역학 디자인, WP Apex 서스펜션, 최신형 TFT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두카티 파니갈레 V2
두카티 파니갈레 V2는 기존 중형급 두카티 모델과는 차별화된 접근 방식이 돋보인다. 슈퍼스포츠 950보다 더욱 고성능이지만 트랙 주행과 도로 주행의 균형을 고려한 모델이다.
파니갈레 V2는 새로운 890cc 엔진을 탑재해 120마력을 발휘한다. 3,000rpm부터 최대출력의 70%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슈퍼쿼드로 엔진 대비 출력이 낮아졌지만 37파운드(약 17kg)의 경량화를 통해 성능을 보완했다.
흥미로운 점은 2025년형 V2를 모터사이클 선수 마르크 마르케스가 테스트한 결과 레이스 사양 모델과 동일한 랩타임을 기록했다. 즉 새로운 파니갈레 V2는 슈퍼스포츠 950이나 기존 V2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스포츠 바이크 경험을 제공하는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아프릴리아 RS 660
아프릴리아 RS 660은 2020년 출시 이후 현대적인 스포츠 바이크의 기준을 정립한 모델로 평가를 받는다. 전자식 라이더 보조 시스템, 감각적인 디자인, 실용적인 승차 자세, 경량 설계가 특징이다.
649cc 270도 크랭크 병렬 2기통 엔진은 100마력, 6.8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전체 무게는 연료 가득 채운 상태에서도 400파운드(약 181kg)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
2025년형 RS 660 Factory 모델은 출력이 5마력 상승했다. 풀-올린즈 서스펜션, MotoGP 스타일 공기역학 디자인에 최신 전자 장비가 추가됐다. 특히 트랙과 도로 주행의 균형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가 돋보인다.

스즈키 GSX-8R
스즈키 GSX-8R은 전통적인 GSX-R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스포츠 바이크다. GSX-R 특유의 DNA를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과 실용성을 강조했다.
776cc 병렬 2기통 엔진은 270도 크랭크샤프트를 적용해 저회전에서 강한 토크를 발휘한다. 스로틀 바이 와이어, 3가지 라이딩 모드, 바이-디렉셔널 퀵 시프터, 5인치 TFT 디스플레이 등이 기본 탑재됐다.
특히 미국 모터사이클 전문 매체 사이클월드에서 진행한 비교 테스트에서 트라이엄프 데이토나 660, 야마하 R7을 제치고 최고 평가를 받았다. 출퇴근과 트랙 주행을 모두 만족시키는 스포츠 바이크를 찾는 라이더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야마하 YZF-R9
야마하 YZF-R9는 야마하의 크로스 플레인 3기통 CP3 엔진(890cc)을 기반으로 한 최신 스포츠 바이크다. 새로운 알루미늄 프레임,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브렘보 스타일마 브레이크를 적용해 정통 R 시리즈의 혈통을 잇는다.
출력 수치는 미공개지만 기존 MT-09 기준으로 107마력 이상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랙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크루즈 컨트롤과 더 완화된 라이딩 포지션을 갖춰 실용성도 고려한 모델이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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