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취 시작과 함께 가장 먼저 머리를 싸매는 항목이 가전이다. 냉장고·세탁기·TV·청소기·전자레인지를 다 새로 사면 한 번에 2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같은 한 살림을 차리는 데 1인가구가 고를 수 있는 길은 3가지다.
새 소형 가전을 한 번에 사는 길, 가전 구독으로 매달 일정액을 내는 길, 중고로 시작해 점차 교체해 가는 길. 5년이라는 시간 단위로 따져 보면 어느 길이 가장 합리적인지 그림이 달라진다.
새 소형 가전을 한 번에 산다면
가장 단순한 길이다. 1인가구용 소형 냉장고(150~200ℓ급) 40만~60만 원, 일반 통돌이 세탁기(8~10kg) 40만~60만원, 32~43인치 스마트 TV 30만~40만원, 무선 청소기 20만~40만원, 전자레인지·인덕션·전기포트 등 부속 가전 20만~30만원. 합치면 150만~230만원 사이에서 결정된다. 5년 동안 큰 고장이 없다면 여기에 추가되는 지출은 거의 없다.
장점은 분명하다. 한 번에 끝나고,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비가 늘지 않으며, 이사할 때 본인 가전을 그대로 들고 갈 수 있다. 단점도 분명하다. 초기 목돈 부담이 크고, 가전 한 대가 망가지면 그 시점 본인이 직접 수리비·교체비를 감당해야 한다. 이사가 잦으면 운반·재설치 비용이 추가된다.
가전 구독으로 매달 나눠 낸다면
LG전자의 가전 구독 매출은 2024년 1조6000억원을 넘었다. 같은 해 50% 넘게 성장한 시장이다. 삼성전자도 'AI 구독클럽'으로 비슷한 라인업을 운영한다. 냉장고·세탁기·TV·정수기·공기청정기 패키지는 월 8만~15만원대다. 5년 약정 기준 총지출은 480만~900만원 안팎으로 계산된다.
총액만 놓고 보면 구매 대비 두 배 이상 비싼 셈이지만, 구독은 단순 임대가 아니다. 정기 점검·필터 교체·고장 시 무상 보증·필요 시 모델 교체가 패키지 안에 묶여 있다. 매달 일정액 안에서 가전 부담을 분산하고 싶은 1인가구, 이사가 잦은 청년층, 새 모델로 자주 바꾸고 싶은 사용자에게 체감 만족도가 높은 구조다. 반면 같은 자리에서 5~6년 한 모델을 길게 쓸 사람에게는 총지출 부담이 커지는 단점이 있다.
중고로 시작해 점차 교체한다면
당근·번개장터·중고나라에서 1인가구용 소형 가전 풀세트를 30만~60만원 안팎에 맞출 수 있다. 5년 안에 한두 번 교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누적 지출은 80만~150만원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가장 저렴한 출발점이고, 한 가전이 고장나도 다음 가전을 같은 방식으로 빠르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약점은 품질·청결·전기료다. 오래된 모델일수록 같은 사용량에도 전기 사용량이 더 많아져 누적 전기료가 커지고, 위생 문제는 직접 점검·세척으로 보완해야 한다. 보증·AS가 끊긴 상태라 수리 비용이 한 번에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사용자가 직접 매물 검수·운반·설치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시간·체력 비용이 추가된다.
5년치 비용을 표 한 줄로 그리면
같은 1인가구가 5년 동안 가전에 쓰는 누적 지출을 정리하면 그림이 단순해진다. 새 가전 구매는 초기 150만~230만원·이후 거의 0원, 가전 구독은 매달 8만~15만원·5년 누적 480만~900만원, 중고 시작 모델은 초기 30만~60만원·5년 누적 80만~150만원 수준이다. 단순 총액으로는 중고가 가장 싸고, 새 구매가 중간, 구독이 가장 비싸 보인다.
그러나 같은 5년 동안 무엇을 함께 쓰느냐가 다르다. 구독에는 정기 점검·고장 보증·필터 관리·모델 업그레이드까지 묶이고, 새 구매에는 본인의 직접 관리 부담이 따른다. 중고에는 시간 비용·전기료·수리비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도 있다.
1인가구가 결정 기준으로 삼을 만한 질문
어떤 길을 택할지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직접 연결된다. 한자리에서 길게 살 계획이라면 새 가전 구매가 5년 총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반면 2~3년 단위로 이사가 잡혀 있고 짐을 줄이고 싶다면 구독이 체감 효율이 높다.
자취 첫해라 초기 자금이 빠듯하다면 중고로 시작해 핵심 가전부터 천천히 교체해 가는 방식이 출발 장벽을 가장 크게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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