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중공업이 그룹의 ‘미운 오리’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했다. 전력기기 호황으로 중공업 부문이 호실적을 이끄는 가운데 건설 부문도 반등의 기미가 감지되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출범 이후 수년간 맞지 않았던 두 사업의 톱니바퀴가 마침내 맞아 돌아가는 모습이다.
‘아픈 손가락’ 오명, 중공업서 건설로
효성중공업은 지난 2018년 효성에서 중공업 및 건설 부문을 인적분할돼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중공업 부문은 전력 산업의 핵심 설비인 변압기, 차단기와 생산설비 등에서 광범위화게 활용하는 전동, 감속기 등을 생산·판매한다. 건설 부문은 국내외에서 주택사업과 재개발·재건축, 업무·상업시설, 토목·환경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효성중공업은 출범 이후부터 최근까지 두 사업부문이 고른 성적을 낸 해가 없었다. 중공업이나 건설 중 한 사업부문이 부진하면서 ‘쌍끌이’가 아닌 ‘외끌이’로 실적을 방어해야만 했다. 한 사업부문이 다른 분야를 끌고 가는 모양새가 계속된 것이다. 이로 인해 효성그룹 내에서는 물론이고 시장에서도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아야 했다.
출범 직후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중공업 부문의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최대 고객사인 한국전력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주력 제품인 전력기계 발주가 감소해 실적 악화일로를 걷게된 것이다. 중공업 부문의 영업손실은 △2018년 345억 원 △2019년 206억 원 △2020년 270억 원 등이다. 효성중공업의 ‘아픈 손가락’이란 오명을 얻은 이유다.
건설 부문은 2018년 871억 원, 2019년 1703억 원, 2020년 1029억 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해 중공업 부문의 손실을 만회했다. 분양률이 높은 우수한 수도권 사업장과 공사비 회수가 원활한 공공사업 위주의 수주 전략으로 일감을 확보해 소화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건설 현장의 준공과 신규 프로젝트 수주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다 반전이 나타났다. 2021년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증설과 미국과 유럽에서 노후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나타나면서 중공업 부문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큰 이익을 달성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중공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387억 원, 2022년은 676억 원, 2023년 1750억 원, 2024년 3669억 원 등으로 상승세다.

급증하는 물량으로 중공업 부문이 행복한 ‘비명’을 질렀지만, 건설 부문에는 ‘비상’이 걸렸다. 건설 경기불황에 본격화된 공사비 급등으로 주택 시장이 침체 직격탄을 맞아서다. 결국 건설 부문의 영업이익은 2021년 1178억 원에서 2024년 475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효성중공업 출범 초기에는 건설 부문이 중공업의 부진을 만회했지만 최근에는 중공업이 건설의 어려움을 안고 가는 상황이 됐다. 수년 만에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중공업 부문의 아픈 손가락이란 오명도 건설이 가져갔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이다. 중공업 부문의 호조에 더해 건설도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기조를 바탕으로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응하며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어서다.
이를 통해 지난해 중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에서 2024년 39위에서 2025년 27위로 12계단 뛰어올랐다. 시공능력평가액은 2024년 1조 2931억 원에서 지난해 1조 7852억 원으로 38.0%, 경영평가액은 2933억 원에서 6613억 원으로 125.5% 늘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는 시장 추세에 맞춰 해링턴이란 프리미엄 주택을 중심으로 인지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사업성이 우량한 현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는 가로주택사업은 물론 리모델링 프로젝트 수주로 건설 부문의 실적이 회복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중공업 끌고 건설 밀고…올해 영업익 1兆 기대
중공업 부문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5091억 원, 건설은 317억 원이다. 건설이 2024년 최저점을 찍고 지난해부터 반등세가 나타나면서 최근 신용등급도 상향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효성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의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변압기·차단기 일감증가라는 외형 성장에 더해 건설 부문의 회복세에 신용등급을 조정한 것이다.
또 사업호조로 개선된 재무안정성도 한몫 했다. 2019년 303.9%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198.8%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1조 2000억 원에서 9800억 원으로 줄었다.
증권가는 중공업·건설 부문의 동반 성장을 점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창사 후 처음으로 1조원 을 넘길 것으로 봤다.
나만식 SK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사이클 장기화로 중공업 부문의 매출 및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4.1% 증가한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건설 사업 역시 회복 가능성이 나타나면서 영업이익 증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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