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과 빌딩이 빽빽한 도시에서 집은 종종 피난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베트남 하노이에 자리한 이 36평 남짓한 주택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가족의 호흡과 자연의 호흡이 맞닿는 작은 정원 같은 존재다.

설계는 좁고 긴 튜브형 주택에서 출발했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예상치 못한 개방감이 드러난다.
순백의 1층, 소통을 담는 무대

1층은 새하얀 톤으로 단장해 가족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대화를 나누는 장으로 기능한다. 거실과 주방, 다이닝이 거침없이 이어지며, 벽이나 칸막이에 가로막히지 않은 시선은 공간을 더 확장된 듯 느끼게 한다.
흰색 바탕은 빛을 넉넉히 머금고, 곳곳에 배치된 가구와 생활 도구들이 군더더기 없이 자리 잡아 실용적인 일상의 무대를 이룬다.
벽돌의 리듬, 계단처럼 겹겹이 쌓이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집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붉은 벽돌로 둘러싸인 2층은 세 개의 박스형 매스로 나뉘어, 서로 다른 높이와 위치에서 리듬감을 만든다. 엇갈려 배치된 벽돌 틈새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빛과 바람의 통로다.

네모와 원이 교차하는 창은 표정이 다른 프레임을 만들며, 집 안의 공기를 순환시키고 바깥의 초록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벽돌이 ‘숨을 쉰다’는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닌 셈이다.
녹색의 숨결, 집 안으로 스며들다

이 집의 또 다른 주인공은 식물이다. 벽돌 틈 사이로 뻗어 나오는 초록은 자연광과 어울려 마치 작은 수직 정원을 형성한다.
햇살은 유리로 이어진 채광창을 따라 깊숙이 흘러들고, 그 빛을 받은 식물들은 가족의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자연 환기와 녹화 기법 덕분에 집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아끼며, 살아 있는 듯한 친환경 리듬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