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럽 시장 내 테슬라의 월간 판매량이 거의 반토막이 나면서 처음으로 중국 전기차업체 BYD에 뒤처졌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분석업체 자토다이내믹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유럽 내 테슬라의 전기차 등록건수가 전년 대비 49% 감소한 7165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반면 BYD의 등록 건수는 1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7231대로 나타났다. BYD의 유럽 내 월간 판매량이 테슬라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펠리페 무뇨즈 자토다이내믹스 글로벌 애널리스트는 “두 브랜드 간 월간 판매량 격차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그 의미는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수년간 선두를 달려온 반면 BYD는 2022년 말까지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공식 영업을 시작하지도 않았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1% 급감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보인 정치적 행보로 논란을 일으켜서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머스크가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한 이후 소비자 반발이 거세졌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 내 테슬라 신규 등록 건수는 1월 50%, 2월 47%, 3월 36% 감소한 바 있다.
머스크는 최근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워싱턴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테슬라 경영에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5년 후에도 자신이 테슬라 CEO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YD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상계 관세 추가 부과에도 불구하고 유럽 시장에서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BYD의 유럽 내 차량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자토다이내믹스는 이와 같은 성장의 배경으로 다양한 모델과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꼽았다.
BYD는 유럽에서 이미 전통 자동차 브랜드를 앞서고 있다. 또 1분기에 BYD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했고 글로벌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앞지르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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