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민원사주’ 청문회 피하려고?…‘텔레그램 대응’ 브리핑

“텔레그램 ‘무관용 원칙’ 대응 약속받아”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불법합성(딥페이크) 성범죄물 확산과 관련해 텔레그램 쪽과 협의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불법합성(딥페이크) 성범죄물 유통과 관련해 텔레그램 쪽과 만나 방심위의 삭제 요청을 이행할 전담직원 배치 등 적극적 대응을 약속받았다고 30일 밝혔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원 사주 의혹’ 청문회에 불참하고 브리핑을 열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지난 27~28일 이틀에 걸쳐 텔레그램과 1차 대면회의를 진행했다”며 “(텔레그램 쪽이) 앞으로 텔레그램 내 유통되는 불법 정보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방심위는 한국이 아닌 국외에서 텔레그램 고위 관계자와 만나 대면회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방심위는 회의에 참석한 텔레그램 관계자의 이름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에 가까운 고위급 책임자”라고 했다.

텔레그램은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디지털 성범죄 이외에도 음란·성매매, 마약, 도박 등 텔레그램에서 유통되는 불법 정보에 대해서도 삭제 등 다각적으로 협력할 뜻을 밝혔다고 방심위는 밝혔다. 또 기존 핫라인 이외에 방심위와 상시 연락이 가능한 전담 직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동수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국장은 질의응답에서 텔레그램과 핫라인을 처음 개설한 지난 3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전자심의를 거쳐 방심위가 삭제를 요청한 148건의 디지털 성범죄 정보에 대해 텔레그램이 100% 삭제 조처를 이행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삭제 조처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경우는 36시간 이내였다는 게 방심위 쪽 설명이다.

이 국장은 텔레그램이 이번 회의에서 한국 경찰과도 전향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텔레그램을 통해 범죄에 연루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아이디와 전화번호 정도는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텔레그램이 국내 법인을 둔 구글, 메타처럼 방심위가 주관하는 플랫폼 사업자 회의 등에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선 “(텔레그렘의 협조가) 현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방심위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개최하는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 청문회를 앞두고 전날 밤 텔레그램 대면회의 관련 기자회견을 긴급 공지했다. 지난 25일 방심위 직원들이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며 류희림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을 내부고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류 위원장은 국회 청문회에 불참했다. 류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 뒤 ‘취재진의 질문에 응한 뒤 퇴장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도 “제가 다른 일정이 있어서…”라고 답한 뒤 브리핑장을 떠났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