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플라스틱’ 앞당긴다지만…“정부 대책, 여전히 실효성 부족”

정부가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을 예정보다 3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확정했다. 중동 전쟁으로 석유·나프타와 같은 플라스틱 원료 수급이 어려워지자 ‘탈플라스틱’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번 대책에서도 구체적인 정책 이행 수단은 제시하지 않아, 기존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의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8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추진계획’을 보면, 정부는 2030년까지 나프타로 만드는 신재 기반 플라스틱 폐기물량을 예상(1000만t)보다 30% 감축한 700만t으로 줄이기로 했다. 원천적인 수요 감량을 통해 100만t을 줄이고, 재생원료 200만t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핵심인 원천 감량을 위해 플라스틱 제품 생산을 줄인다. 먼저 화장품 용기,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제품을 종이와 같은 대체재로 대신한다. 폐기물 부담금은 단계적으로 현실화한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폐기물 부담금은 높이고, 재생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부담금 감면 혜택을 늘린다.
장례식장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다회용 제품 사용을 확대한다. 공공 장례식장부터 다회용기로 전환하고, 민간 시설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재 전국 1075개 장례식장 중 다회용기를 쓰는 곳은 100곳(공공 30곳·민간 70곳)에 불과하다.

플라스틱 페트병에는 재생원료를 더 많이 쓰도록 목표치를 올려잡았다. 현재 재생원료 10% 의무화를 적용하고 있는 페트병은 2030년까지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30%로 상향한다.
의류에 사용된 플라스틱도 재활용한다. 그간 소각되던 경찰·군복을 수거해 재생 폴리에스터를 추출하거나, 충전재·보온재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날 공개된 탈플라스틱 전환 대책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초안과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기존 대책과 마찬가지로 감축 목표만 설정했을 뿐 이행 방법과 시기, 규제 방안 등은 담지 않았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할 핵심 수단이 부족하다”며 “지난해 발표한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초안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고응 기후부 자원순환국장은 “지난번 발표한 정부안은 국민들의 제안을 받기 위한 것이었고, 이번 대책은 당시 제안들을 담아 확정한 것”이라며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향후 개별 사업별로 정교화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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