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중소기업 5년차 직장인이다.
코로나 초기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난생처음 권고사직이라는 걸 경험했고,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몇개월을 백수로 보냈다. 특별한 기술도 없이 사무직으로 일하며 꼬박꼬박 월급 받으며 사는데 너무 익숙해져있던 탓이다. 퇴근하면 딱히 하는 것도 없이 유튜브나 보며 안주하고 있던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다행스럽게도 반년쯤 후 무사히 재취업을 하긴 했지만, 인생에서 손 꼽힐 만큼 암담하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시기였다.
코로나의 충격도 슬슬 지나가고 다 좋아지나 싶었는데 웬걸, 금리가 이렇게 폭주하고 시장이 이렇게나 나빠질 줄이야. 회사 사정이 안 좋아져서 나오게 되었다는 지인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우리 회사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그래서 또 잘릴까봐 불안에 떨고 있냐면 사실 그렇지는 않다. 과거에 이미 쓰라린 권고사직을 경험한 덕분이랄까, 그때와는 나도 상황이 다르다. 회사를 나와서도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두었기 때문이다. 미리 말하자면, 흔히 말하는 스마트스토어 등의 온라인 부업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재취업하기 전, 암담한 백수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아무리 우울해도 마냥 누워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앞으로 뭐해먹고 살지 불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난생처음 코딩이란 것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쉽고 많이 쓰인다고 하는 파이썬.

확실히 파이썬은 비전공자 문과생에게도 진입장벽이 높지는 않았다. 딱히 이과 머리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온라인 강의를 보면서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공부하니 못할 정도는 아니더라. (물론 처음에는 이걸 배워서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잠깐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 정도 레벨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렇게 몇 개월 배운 뒤에는 온라인에서 스터디를 구해 가벼운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다.
코딩, 그게 돈이 됩니까
네 됩니다.
지금은 퇴근 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파이썬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간단한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부업을 하고 있다. 정말 간단한 코드만 있으면 되는데도, 그걸 못해서 돈 주고 해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읽 사무직으로서 월급을 100만원 올리는 건 몇 년이 걸리는 일인데, 조금의 기술만 있으면 돈 벌기 참 쉬운 시장이라는 것도. 뭐 유튜브에서 말하는 부업 성공 신화처럼 엄청나게 월 버는 것은 아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 외 수입을 만드는 것만으로 삶에 여유가 늘어났다. 물론 시행착오가 있기도 했지만, 앞으로 실력과 노하우가 쌓이게 된다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파이썬 부업 예시

- 데이터 분석/업무 자동화 프로그램 외주
- 강의
- 전자책 제작
얼마 전 재밌는 글을 보았는데, 우리나라 1인 가구의 42%가 직장 외에 부업을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혼자 사는 직장인 중 5명 중 2명은 회사가 연봉을 올려주기만 바라는 대신 부업으로 더 큰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부수입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내 삶에 만족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없다면 그대로 살면 된다. 하지만 현재 내 급여가 불만족스럽고 회사 밖에서 돈을 벌고 싶다면 안 하던 무언가를 해야 한다. 선택지는 널리고 널렸다. 다만 나는 유튜브나 스마트스토어 같이 플랫폼에 의존하는 것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대신 내가 살아있는 한 어디서나 써먹을 수 있는 코딩 스킬을 배우기로 한 것이다. 개발자가 그렇게 귀하다고 몇년째 기사가 쏟아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세상은 생각하는 것보다 소프트웨어로 가득차 있고, 코딩을 필요로 하지 않는 데가 없다. 나는 몇 년 전에 그 많은 것 중에 코딩을 공부하기로 한 내 선택에 대단히 만족한다. 이 글을 보고 내가 부수입을 만든 방식에 관심이 간다면, 이런저런 핑계를 찾지 말고 과감히 시작해보기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