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소장 AI 교육 칼럼] 제로 클릭 환경에서 AEO·GEO 콘텐츠 전략

“검색은 했지만, 클릭은 하지 않았다.”
이제 이 상황은 디지털 환경의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됐다. 사람들은 질문을 던지고, AI가 정리해준 답을 읽은 뒤 판단을 끝낸다. 링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더 이상 여정의 중심이 아니다. 클릭이 사라진 자리에서 많은 기업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 혼란은 모두에게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기업은 당황하고 있고, 메이저 언론은 다시 중요한 역할로 호출되고 있다. 제로 클릭이라는 동일한 조건 아래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만들어지고 있다.
많은 기업은 이 변화를 트래픽의 위기로 받아들인다. 검색 유입이 줄고, 성과를 증명하던 숫자가 힘을 잃는다. 오랫동안 공들여온 콘텐츠 전략이 무력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정말로 사라진 것은 영향력일까. 아니면 영향력이 작동하는 방식이 바뀐 것일까.
이 지점에서 전통적인 SEO와 새로운 AEO·GEO의 차이를 짚지 않을 수 없다. SEO는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얼마나 위에 노출되는가를 경쟁해왔다.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람의 클릭을 유도하는 구조였다. 콘텐츠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방문자를 끌어왔는지로 판단됐다.
하지만 제로 클릭 환경에서 이 공식은 더 이상 완전히 작동하지 않는다. 사용자는 검색 결과를 훑지 않고, AI가 만들어낸 하나의 답을 받아들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노출 순위가 아니라, 그 답변 안에 포함되었는가다. 이것이 AEO다. 질문에 가장 명확하게 답하는 콘텐츠가 선택된다.
GEO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AI는 단순히 답을 고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여러 정보를 종합해 다시 쓴다. 이때 반복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원천을 필요로 한다. GEO는 바로 그 원천이 되는 경쟁이다. 클릭을 받는 콘텐츠가 아니라, AI의 사고 과정에 들어가는 콘텐츠가 되는 일이다.
이 변화 앞에서 기업이 당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업 콘텐츠는 본질적으로 목적을 갖는다. 설득해야 하고, 전환을 만들어야 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목적성은 전통적인 SEO 환경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명확한 메시지가 강점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AEO·GEO 환경에서 이 목적성은 약점으로 작용한다. 생성형 AI는 끊임없이 묻는다. 이 정보는 중립적인가,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가, 반복 인용해도 위험하지 않은가. 이 질문 앞에서 많은 기업 콘텐츠는 주저하게 된다. 그래서 기업은 “왜 우리 이야기는 AI 답변에 등장하지 않는가”라는 당혹감을 느낀다.
반대로 메이저 언론은 전혀 다른 위치에 서 있다. 언론은 오랫동안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왔고, 출처를 밝히며, 맥락을 설명하는 데 익숙하다. 특정 이해관계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언론의 직업적 조건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오래된 문법이 AEO·GEO 시대에는 가장 현대적인 경쟁력이 됐다.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장면은 역설적이다. 언론은 예전만큼 읽히지 않을지 모르지만, AI의 답변 속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등장한다. 기사 한 편이 소비되지 않아도, 그 안의 문장과 데이터는 살아남아 다시 사용된다. 제로 클릭 시대에 언론은 확성기가 아니라 기준이 된다.
콘텐츠의 형식도 달라지고 있다. AEO 환경에서는 서사를 쌓는 글보다, 즉시 인용 가능한 문장이 힘을 갖는다. 결론은 뒤에 숨기지 않고 앞에 제시해야 하며, 수사보다 정의와 설명이 중요해진다. AI는 기다리지 않는다. 바로 쓸 수 있는 문장을 원한다.
GEO 환경에서는 속도보다 지속성이 중요해진다. 최신 정보보다 표준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설명이 오래 살아남는다. 그래서 해설과 분석, 맥락을 정리하는 콘텐츠가 다시 주목받는다. 메이저 언론의 해설 기사와 기획물이 AI의 참고 자료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기업이 던져야 할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어떻게 하면 직접 더 많이 노출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경로를 통해 인용될 수 있는가다. AEO·GEO 시대에 기업은 언론과 경쟁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언론의 신뢰 프레임 안에서 설명되는 존재에 가깝다.
제로 클릭 시대는 콘텐츠의 위기가 아니다. 콘텐츠의 역할이 바뀐 시대다. 기업은 여전히 노출의 감소 앞에서 당황하고 있고, 메이저 언론은 조용히 기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클릭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권위와 신뢰로 축적된 문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AI의 답변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
이제 콘텐츠 마케팅이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사람을 클릭하게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AI가 먼저 참고할 이유를 만들 것인가. 제로 클릭 시대의 승부는 이미 그 질문에서 갈리고 있다.
이동호 글로벌 이비즈니스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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