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그 뜨겁던 평택 부동산 시장에 요즘 벌어지는 일

청약 시장 양극화

아파트 청약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주택 시장 회복 분위기를 타고 청약 경쟁률이 작년의 3배 이상 치솟은 곳도 있지만, 호재가 있어도 미분양이 쌓이는 지역도 있다.

매매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한 서울에선 신축 주택 공급 감소 우려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642가구 1순위 청약에 10만7271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67.09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51.86대1, 하반기 58.31대1과 비교하면 경쟁이 3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매매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한 서울에선 신축 주택 공급 감소 우려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게티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높아진 배경에는 강남권 아파트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분양한 서초구 GS건설 메이플자이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주변 시세 대비 수억원 저렴한 가격에 공급됐고, 경쟁률이 442.32대1에 달했다. 지난달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원 취소분 1가구 역시 시세의 반값 수준에 나와 3만5076명이 몰렸고 청약 가점 만점자에게 돌아갔다.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도 줄었다.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지난해 상반기 1033가구, 하반기 3800가구였지만 올해 상반기는 642가구에 불과했다. 10일 청약한 서울 광진구 ‘강벽역 센트럴 아이파크’도 경쟁률이 494.11대1이었다.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124.37대1),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93.06대 1) 등 올해 상반기 서울서 분양한 9개 단지 중 6개 단지가 두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은 경쟁이 치열한데, 지방의 청약 시장은 얼어붙었다. /사진=게티

서울은 경쟁이 치열한데, 지방의 청약 시장은 얼어붙었다. 올 상반기 지방 1순위 경쟁률은 6.39대1로 지난해 상반기(7.53대1) 및 하반기(9.12대1)보다 낮아졌다. 지방 분양시장 침체 영향으로 전국 1순위 경쟁률도 지난해 하반기 12.28대1에서 올 상반기 7.01대1로 낮아졌다.

호재도 소용 없었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들어 평택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 7개 중 6개가 1순위는 물론 2순위 청약까지 받고도 미분양이 나왔다.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인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가 조성 중이고, GTX-A와 C 노선을 평택지제역으로 연장하는 것도 올해 1월 확정됐지만 분위기는 냉랭하다.

평택은 반도체, GTX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아 가격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게티

평균 청약 경쟁률은 0.24대1로 상반기 수도권 평균 경쟁률(8.09대1)의 3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992가구를 분양하는데 청약 신청은 21건에 그친 단지도 있다. 평택의 미분양 아파트는 4월 기준 2641가구로 6개월 전(595가구)의 5배다. 평택에서만 경기도 전체(9459가구) 미분양 아파트의 27.9%를 차지한다. 평택 아파트 매매 가격도 지난주 0.12% 하락하며 18주 연속 떨어졌다.

주택 매수 심리는 침체인데, 호재에 편승하려는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한꺼번에 주택 공급을 쏟아낸 것이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아 가격이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부동산 분석 업체 등에 따르면 평택의 연간 적정 주택수요는 2900여가구 수준이다. 그런데 올해는 6689가구, 내년에는 8729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당장 이달 청약을 받은 '신영지웰 평택화양' 단지는 2%대 청약률로 고전하고 있다.

/이연주 에디터